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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7 (토)

첫삽 앞둔 서울 서부경전철, 정거장 위치 “바뀌었다” vs “아니다” 진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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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서울 서부선 경전철 노선도. 서울시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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착공이 임박한 서울 서부선 경전철(서부경전철)이 서대문구와 은평구 경계지 인근에 들어설 ‘102번 정거장’ 위치를 놓고 서대문구에서 공방이 이어지고 있다.

서부경전철은 서울지하철 6호선 은평구 새절역에서 2호선 관악구 서울대입구역까지 총 연장 16.15㎞ 구간을 잇는 노선이다. 2028년이 개통이 목표로, 총 사업비는 1조6000억원 규모가 투입된다.

공방의 시작은 2017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서부경전철 사업자인 두산건설이 당시 서울시에 제출한 사업제안서에는 102번 정거장이 ‘서대문구 명지전문대’로 표시됐다. 이후 서울시·기획재정부 검토와 제3자 제안공고를 거쳐 사업자로 최종 선정된 두산건설은 2021년 4월 서울시에 다시 사업제안서를 제출했다. 이 때 정거장 위치는 ‘은평구 응암초’로 돼 있다.

이후 지난해 새로 부임한 이성헌 서대문구청장이 이를 다시 서대문구로 가져오겠다고 공언하면서 관심이 쏠렸다. 정거장 위치가 석연찮게 바뀌었다는 문제제기였다.

그러나 반발은 은평구가 아닌 서대문구에서 터져 나왔다. 서대문구의회 내 서부선 경전철 착공 지연행위 등의 진상규명에 대한 특별위원회(특위)가 ‘착공 지연 행위’라며 반발했다. 특위는 ‘정거장 위치가 바뀌었다’는 이 구청장 발언이 허위사실이라고 주장하며 검찰에 고발하기도 했다. 이 구청장은 국민의힘 소속인데 반해 특위는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이 주축이 돼 꾸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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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서울시 10개년 도시철도계획에 표시된 서부선 경전철 노선도. 서울시 제공


서울시는 도시철도 관련 상위계획상 해당 정거장 위치가 줄곧 은평구로 표시됐다며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2008년 서울시 10개년 도시철도 기본계획, 2020년 제2차 서울시 도시철도망 구축계획 등에는 은평구 충암학원이나 응암초 인근으로 표시됐다.

서대문구 주민들은 ‘서부선원상회복추진위’를 꾸리고 서명운동에 나섰다. 추진위는 정거장 인구를 비교하면 명지전문대가 응암초보다 많다고 주장한다.

서울시 관계자는 “사업성은 개별 정거장 위치보다 전체 노선 분포가 결정한다”라며 “서울시 공식 발표는 늘 은평구였고, 지금 정거장 위치를 바꾸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서울시는 같은 내용의 검토 결과를 지난 9일 서대문구에 회신했다.

논란의 발단이 된 민간사업자는 정거장 위치를 왜 바꿨던 걸까. 두산건설 관계자는 “시간이 오래 지난 내용이고 역사 위치는 민감한 문제라 변경 경위를 밝히기는 어렵다”고 했다. 다만 민자적격성 조사와 기재부 심의를 거친 만큼 수요조사를 진행했다는 입장이다.

이 구청장은 “정거장 위치에 따른 수요분석 자료를 서울시에 요청하겠다”며 “2017년 최초 제안대로 사업을 진행하는 것이 이치에 맞다”고 말했다. 구의회 고발 건과 관련해 “서울시가 두산건설 제안서 내용이 바뀌었다고 확인해준 만큼 허위사실이 될 수 없다”고 반박했다.

서울시는 실시협약을 연내 체결해 가능한 빨리 서부경전철 공사를 시작하겠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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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성헌 서대문구청장이 지난 17일 지역 주민들과 만나 서부선 경전철 102번 정거장 위치와 관련해 설명하고 있다. 서대문구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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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경선 기자 lightsu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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