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 당국에 따르면 이날 오전 3시께부터 러시아군의 드론(무인기)과 순항 미사일이 키이우 상공을 날아와 도심지를 타격했다. 이달 들어 15번째 공습이다.
키이우를 공습한 러시아군의 드론 중 한 기가 격추되고 있다. AFP=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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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탈리 클리치코 키이우 시장은 텔레그램 메시지를 통해 공습 사실을 전하며 “수도에 또다시 어려운 밤이 찾아왔다”고 밝혔다. 목격자들은 새벽부터 시내와 도시 전역에서 공습 경보가 울렸으며, 수차례 커다란 폭음이 들려왔다고 로이터통신에 전했다.
군 당국은 이날 날아온 드론과 미사일 중 40여 기를 격추했다고 전했다. 다만 이날 공습에 따른 피해나 사상자는 아직 파악되지 않았다.
앞서 러시아는 27일 밤부터 28일 새벽까지 이란제 샤헤드 드론으로 5시간 이상 키이우를 공습했다. 드론은 키이우 사방에서 날아들었고 주요 인프라 시설과 군사 시설 등을 타격점으로 삼았다. 로이터통신은 이날 공습이 지난해 2월 개전 이래 최대 규모였다고 전했다.
우크라이나 총참모부는 이날 러시아군이 발사한 드론 59대 중 58대를 격추했다고 전했다. 이 과정에서 솔로스키 지역에 있는 한 주유소에서 추락한 드론 파편에 맞아 41세 남성이 숨지는 등 최소 2명이 사망하고 3명이 다쳤다.
러시아의 드론 공격으로 손상된 키이우의 한 건물. AP=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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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이나 공군은 전투기와 이동식 대공 방어 시스템의 조합으로 이틀 간 이어진 러시아의 드론과 미사일 공격을 격퇴했다고 밝혔다. 유리 이나타 공군 대변인은 28일 “(미국이 지원한) 고가의 패트리엇 시스템은 대공 방어를 더욱 효과적으로 만들었고, 러시아의 극초음속 미사일 킨잘 등을 정교하게 막는데 주로 사용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러시아가 최대 공격을 감행한 28일은 키이우의 건립 기념일이기도 하다. 동슬라브 문화의 중심지인 키이우의 건립을 기념하는 날로, 1982년 제정됐다. 전쟁 중에도 많은 시민들이 거리로 쏟아져 나와 축제를 벌이고 있었다. 러시아가 일부러 공습 시기를 기념일에 맞춘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왔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이날 거리에서 정례연설을 하며 “러시아가 키이우의 생일을 망치려 했지만, 우크라이나군은 이를 격퇴하는 데 성공했다”면서 자국 방공 부대와 응급 구조대를 “시민을 살린 영웅”이라 치하했다. 이어 “키이우를 포함한 우크라이나의 모든 도시는 오랜 기간 타민족을 노예로 삼아온 러시아의 전제주의 역사에 종지부를 찍을 것”이라며 항전 의지를 다졌다.
한편 우크라이나는 일주일 이내에 대반격에 나설 것을 예고한 바 있다. 27일 발레리 잘루즈니 우크라이나 총사령관은 “이젠 빼앗긴 것을 되찾을 때”라며 러시아가 병합한 우크라이나 영토를 되찾기 위한 봄철 대공세가 임박했음을 알렸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왼쪽)이 지난 22일 도네츠크주 최전방을 방문해 군인들을 격려하고 있다. EPA=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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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러시아는 서방의 F-16 지원 움직임을 강도 높게 비난했다. 28일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은 자국 TV 인터뷰에서 “서방 국가들이 불장난을 하고 있다”며 “이는 용납할 수 없는 단계적 확전 행위”라고 엄포를 놨다. 이어 “이런 문제를 이해할 수 있는 분별력있는 서구인들이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박형수 기자 hspark97@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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