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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7 (토)

[주간증시전망] 반도체가 증시 살릴까…美 부채한도 협상 등 대외변수가 관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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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주(5월22~26일) 증시는 반도체주 강세에 힘입어 전고점 돌파를 시도했지만, 미국 부채한도 협상 난항과 중국 증시 하락 등 대외 변수에 가로막혔다. 이번 주(5월29~6월2일) 증시 역시 앞선 변수들이 해결되지 않으면 시장 변동성이 더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2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26일까지 코스피지수는 한 주간 0.82% 상승하며 상승 랠리를 이어갔다.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이 1조4750억원 순매수하는 동안, 개인과 기관은 각각 1조227억원, 3737억원 순매도했다. 같은 기간 코스닥지수는 0.18% 올랐다.

최유준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코스피지수는 한 주 동안 반도체가 주도해 연속 상승하며 전고점 돌파 시도를 했으나 대외 변수가 하방 압력으로 작용했다”며 “대외 변수 해결로 투자심리가 개선된다면 자금 유입으로 주가가 더 오를 여지가 있다”고 분석했다.

이번 주 주요 이벤트로는 30일 미국 5월 컨퍼런스보드 소비자신뢰지수, 31일 중국 5월 국가통계국 구매관리지수(PMI), 내달 2일 미국 5월 고용보고서 등이 있다. 5월 고용보고서 결과는 내달 예정된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 영향을 줄 수 있어 시장 관심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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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악관서 부채한도 협상하는 바이든(우)과 매카시 美 하원의장.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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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美 부채한도 협상 여전히 변수…”결국 타결될 것”

이번 주 증시 향방을 결정할 가장 큰 변수는 미국 부채한도 협상이 꼽힌다. 지난주 역시 미 부채한도 협상이 난항을 겪는다는 소식 때마다 미국 증시는 물론 국내 증시도 함께 출렁였다. 협상이 일부 진전을 보이는 것으로 전해졌지만, 시장의 우려는 여전하다.

미 재무부는 부채한도를 상향하지 않으면 연방정부가 이르면 내달 1일 디폴트에 빠질 수 있다고 경고했고, 경제기관들도 내달 15일 이전에 디폴트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글로벌 신용평가사 피치 역시 지난 24일(현지 시각) 미국 정부의 신용등급 하향을 검토하겠다고 발표했다.

다만 시장에서는 부채한도 협상이 끝내 타결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미국 백악관과 공화당은 지난 27일(현지 시각) ‘엑스 데이트’(X-date·미 연방정부의 현금 고갈 시기)인 내달 5일을 앞두고 부채한도 협상에 잠정 합의했다. 최종 타결 과정을 남겨두고 있지만, 양측 이견을 좁히는데 상당 부분 진전을 이뤘다는 점에서 불확실성을 덜어낸 모습이다.

황준호 상상인증권 연구원은 “미국 증시는 미국 부채한도 협상에 대한 불확실성이 장기화되는 가운데, 이로 인한 신용평가사들의 미국 신용등급 강등 우려가 증시에 하방 압력으로 상존할 것”이라며 “부채한도 협상은 내달 1일 이전 타결될 것으로 전망하나, 타결되기 전까지는 증시에 변동성을 제공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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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 의장.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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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금리 인상 더 남았나”…연준 정책 불확실성 심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다시 기준금리를 인상할 수 있다는 분위기가 조성되는 점도 주목해야 할 부분이다. 연준 내 매파 인사들이 아직 금리 인상을 중단하기에는 이르다는 발언을 쏟아내며 연준 내 불화설마저 거론되고 있기 때문이다.

24일(현지 시각) 공개된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록에 따르면 몇몇 참석자들은 “인플레이션(물가 상승)을 2%대로 되돌리기 위한 진전 속도가 여전히 용납할 수 없을 정도로 느리다”며 “향후 추가적인 정책 강화가 타당할 것”이라고 말했다. 앞으로 기준금리를 더 올려야 한다는 발언이다.

증권가에서는 금리 인상 가능성도 조심스레 거론되고 있다. 송주연 다올투자증권 연구원은 “5월 FOMC에서 연준은 최종금리에 대한 확정을 짓지 않았고, 6월 회의도 다가오면서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이 강화되고 있다”며 “미 국채 선물에 대한 투기적 포지션을 보면, 단기채를 중심으로 순매도가 매우 강한 모습을 확인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은행 신용리스크 등으로 인해 연준이 금리를 올리기엔 어려울 것이란 전망도 있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 경제지표가 일부는 여전히 경기침체 가능성을 뒷받침하고 있고, 실리콘밸리은행(SVB) 사태 이후 은행권의 신용불안이 완전히 해소되지 못한 상황이다”며 “긴축기조를 유지하기에는 잠재적 리스크가 큰 상황이어서 금리 동결 전망을 유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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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삼성전자 서초사옥.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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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주 증시 떠받친 반도체株…상승 랠리 이어갈까

여러 대외 변수들이 남아있는 가운데 지난주 국내 증시를 떠받친 반도체 기업들이 랠리를 이어갈지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다. 지난주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엔비디아 주가가 급등한 덕에 1년 전 주가 수준을 회복하며 많은 투자자들을 웃음 짓게 했다. 두 기업 주가는 지난 26일 기준 각각 7만300원, 10만9200원까지 올라섰다.

엔비디아가 깜짝 실적을 내며 인공지능(AI) 반도체 수요 증가를 근거로 실적 추정치를 상향하자 국내 반도체 업황에 대한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나정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AI 모델 개발을 위한 그래픽처리장치(GPU) 수요와 클라우드 수요가 개선되는 점은 국내 메모리 반도체 기업에 긍정적”이라며 “중국 정부가 자국 내 마이크론의 제품 판매를 금지하는 조치를 발표하면서 단기적으로 중국 내 한국 반도체 수요가 늘어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증권가는 대표 반도체 기업들에 대한 목표주가를 상향하고 있다. 하이투자증권은 삼성전자 목표주가를 9만5000원으로 상향했고, 유진투자증권 역시 SK하이닉스 목표주가를 12만원까지 올렸다. 메모리 반도체 기업의 감산과 반도체 수요 확대 가능성에 따른 것이다.

다만 앞서 언급된 대외 변수들이 해결되지 않을 경우, 반도체 업황에 대한 기대감도 한풀 꺾일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송명섭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미 연준의 금리 인하 시기가 미뤄지면, 반도체 주가 상승 폭이 제한될 수 있다”고 언급했다.

오귀환 기자(ogi@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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