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해동기 관련 “피해자 신고 기분 나빴다” 진술
데이트 폭력으로 신고당해 경찰 조사를 받은 뒤 애인을 살해한 혐의를 받는 김 씨가 26일 오후 경찰에 긴급체포된 후 서울 금천경찰서에 들어서고 있다. 2023.5.26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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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트 폭력을 신고했다는 이유로 자신의 여자친구 A씨(47)를 살해한 김 모씨(33)가 목격자들에게 거짓말을 해 신고를 막았다는 진술이 나왔다.
최진태 금천경찰서장은 27일 브리핑을 열고 “김씨는 경찰 조사에서 목격자가 무슨 일인지 물으니 ‘여자친구가 다쳐서 병원에 데려가려고 한다’는 취지로 답했다고 진술했다”고 밝혔다. 목격자들은 김 씨가 흉기를 휘두르는 장면을 보진 못한 것으로 조사됐다.
목격자가 ‘여자친구가 임산부냐. 112를 불러주겠다’고 하자 김씨는 경찰 신고를 우려해 “내 차로 가는 게 더 빠르다”고 말한 것으로 확인됐다.
김 씨는 피해여성을 흉기를 찌르고 나서 차에 태워 병원으로 옮기려고 했다고 진술했다. 그는 당초 시흥사거리에 위치한 대형병원에 가려고 했지만 예전에 치료가 불만족스러웠던 경험이 있어 경기 고양시 대형병원 쪽으로 차를 돌렸다고 한다.
김 씨는 “서울을 벗어나기 전 오전 9시께 피해 여성의 코에 손을 대봤더니 숨을 쉬지 않았다”고 진술했다. 이후 정신 없이 차를 계속 몰고 다녔다고 했다. 다만 이는 피의자 진술을 토대로 한 만큼 정확한 사망 시간은 부검을 해봐야 알 수 있다는 게 경찰의 설명이다.
피해 여성은 전날 오전 5시 37분 김 씨가 TV를 부수고 비밀번호를 바꾸는 등 재물손괴를 저질렀고, 팔을 잡아당기는 등 폭행을 저질렀다고 경찰에 신고 했다. 다만 A씨는 김 씨의 폭행 정도가 경미하다고 진술했고 처벌을 원하지 않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지구대에서 조사를 받고 나온 김 씨는 전날 오전 7시 17분 서울 금천구 시흥동의 한 상가 지하주차장에서 피해 여성을 흉기로 수 차례 찔러 살해하고 오후 3시 25분 경기 파주시 한 공터에서 검거됐다. 범행 당시 그는 음주상태는 아니었던 것으로 조사됐다.
그는 자신의 주소지인 파주로 가는 택시를 잡아주겠다는 경찰의 제안을 거절했다고 한다. 경찰의 확인 전화에도 택시 안에서 “파주로 가고 있다”고 답했다.
살해 동기에 대해 김 씨는 경찰 조사에서 “피해자가 데이트 폭력으로 신고한 게 기분 나빴다”고 진술했다. 이에 경찰은 이날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보복살인 혐의를 적용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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