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YT, 정보당국 인용해 보도…“러시아 자작극 아냐”
젤렌스키엔 보고 안 됐을 수도…軍 장악력 의구심
지난 3일(현지시간) 러시아 모스크바 크렘린궁에 발생한 드론 공격 장면[로이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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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원호연 기자]지난달 초 러시아 모스크바 크렘린궁을 겨냥한 드론 공격의 배후에 우크라이나 군이나 정보기관이 관여했을 가능성이 미국 정보기관에 의해 제기됐다. 다만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이 작전에 대해 몰랐을 가능성이 높다고 평가됐다.
뉴욕타임스(NYT)는 24일(현지시간) 미국 정보기관 관계자를 인용해 지난 3일 크렘린궁을 겨냥한 드론 공격이 러시아의 자작극일 가능성이 높다는 당초 평가와 달리 우크라이나의 특수부대나 정보기관에 의해 진행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미국 정보기관들은 드론 공격 직후 러시아 관료들이 드론 공격에 대한 예비 조사 결과에 대해 논의하는 것을 감청했다. 그 결과 러시아 측이 이번 공격에 대해 진심으로 놀랐으며 우크라이나를 배후로 지목한 것을 확인했다. 미 정보기관은 이번 정보가 드론 공격이 러시아인에 의해 자행된 자작극이 아님을 확신하는 데 도움이 됐다고 평가했다.
실제 러시아 전승일(5월 9일)을 며칠 앞두고 벌어진 이번 공격 이후 러시아는 전국에서 진행 예정이던 군사 퍼레이드 등 전국에서 진행 예정이던 전승일 행사를 안전 문제를 이유로 다수 취소했다.
다만 우크라이나 군의 어느 부대가 공격을 수행했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젤렌스키 대통령이나 고위 참모진이 이번 작전을 인지했는지는 불분명하지만 일각에서는 젤렌스키 대통령에게 보고되지 않았다고 확신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 정보기관 관계자들은 “우크라이나 정부가 드론 공격을 직접 승인했다는 주장은 신뢰수준이 낮다”며 “어떤 정부 관리, 어떤 우크라이나 군 부대 또는 요원이 연루됐는지 식별할 수 있는 구체적 증거가 드러나지 않았다”고 말했다.
NYT는 이번 드론 공격이 우크라이나에 의해 자행됐을 경우 가장 큰 규모의 군사적 지원을 해 온 미국의 심기를 거스르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바이든 행정부는 러시아가 전쟁을 확대해 보복할 가능성에 대해 우려하고 있다.
젤렌스키 대통령이 우크라이나 군을 확실히 통제하고 있는지에 대한 의구심도 제기됐다. 우크라이나 보안국, 정보국은 물론 군대 역시 각각 자체 특수부대를 휘하에 두고 있다. 미 정보 당국은 이들 부대가 우크라이나 정부 시스템 내에서 자원과 정치적 관심을 두고 서로 경쟁하고 있다고 파악하고 있다.
미국 측은 개전 초부터 발생한 러시아 민족주의자의 딸 암살, 친러 블로거 암살은 물론, 최근 러시아 자유군단 등 러시아 반체제 민병대에 의한 러시아 본토 공격 배후에 우크라이나 세력이 개입돼 있다고 의심하고 있다. 특히 러시아 서부 벨고로드 지역에 대한 반러 민병대의 기습 과정에서 미국산 지뢰방호장갑차(MRAP)과 험비 군용차량이 사용됐다는 주장이 제기돼 미국이 확전을 우려하고 있는 상황이다.
다만 NYT는 이번 드론 공격으로 전쟁이 유리하게 진행되고 있으며 러시아 본토는 위험으로부터 안전하다는 러시아의 대내 선전에 타격을 안겨줬다고 평가했다.
why37@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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