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故) 전두환씨의 손자 전우원씨가 5·18민주화운동 43주기인 지난 18일 오전 북구 망월동 민족민주열사묘역(구묘역)을 찾아 헌화하고 있는 모습. 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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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두 번째 광주 방문길에 올라 5.18 유족들에게 사죄한 전두환 전 대통령의 손자 전우원(27)씨가 “아직 밝혀지지 않은 ‘전두환 비자금’이 최소 수백억 원은 될 것”이라고 폭로했다.
전씨는 지난 23일 오후 MBC 라디오 ‘신장식의 뉴스 하이킥’에서 “올해 방송촬영을 하면서 용산세무서에서 과세내역을 확인하다가 제가 주주로 등록된 회사가 많다는 사실을 처음 알게 됐다”며 이렇게 말했다.
그는 “회사들이 여러 개인데 사업 분야가 거의 다 똑같다”며 “실제로 관련 없는 사업체임을 아는데도 설립 목적은 대부분 팩토링 채권 금융 컨설팅 부동산 등이 등기에 적혀 있었고, 이는 돈을 세탁하기에 좋은 설립 목적이라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이들 회사 설립자금이나 운영자금이 결국은 ‘전두환 비자금’에서 나온 것이라고 추정한 전씨는 “전재용씨가 검찰 수사를 받을 때 저랑 제 형 명의를 사용해서 계속해서 사업을 운영하고 또 제 어머니 친모의 이름을 사용하거나 지금 새어머니이신 박상아씨, 그리고 박상아씨 어머님 윤양자씨, 동생분 박주아씨 성함으로 회사들을 운영해 온 걸 이번에 또 찾아냈다”고 밝혔다.
이어 “수사관들로부터 많은 비자금이 무기명채권 형식으로 조성되었다는 얘기도 들었다”며 “찾기가 힘드니 그 규모가 얼마나 되는지도 모른다”라고도 덧붙였다.
무기명채권은 돈을 요구하는 채권자가 누구인지 표시되어 있지 않은 채권이다. 과거 은행권 양도성 예금증서(CD)와 함께 지하자금을 활성화하는 방법으로 활용됐다.
전씨는 자신 앞으로 되어 있는 주식에 대해 “솔직히 제 돈으로 번 주식이 아니다”며 “처리가 된다면 모든 금액을 다 사회에 환원하고 싶다”고 말했다.
앞서 전씨는 지난 3월 광주를 찾아 5.18 희생자 유족들과 광주 시민들에게 사죄한 데 이어 지난 18일에도 5.18민주화운동 43주년 추모식에 참석해 오월 어머니들과 인사를 나눴다.
전씨는 이날 “여태까지는 가족들 과오로 (한국에 오기가) 두려웠고 전재용씨 회사 비엘에셋과 관련해 오산시 세금 체납 건으로 제가 신용불량자로 돼 있어 한국에서 생활이 불가능하다고 생각했다”며 “이번에 오니 새 삶을 살아간다고 느꼈다. 기회만 되면 한국에서 살아보고 싶다”고 밝혔다.
이수민 기자 lee.sumin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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