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태, 이화영 재판서 증언 거부…"기록 검토 못해"

▲ 김성태 전 쌍방울 회장

쌍방울 그룹으로부터 억대 뇌물을 받은 혐의 등으로 구속기소된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 재판에 김성태 전 쌍방울 그룹 회장이 증인으로 출석했지만 증언은 거부했습니다.

수원지법 형사11부 심리로 오늘(23일) 열린 이 전 부지사의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뇌물 등 혐의 공판에 김 전 회장은 증인으로 나왔습니다.

김 전 회장은 자신도 지난 2월에 기소됐고 수사를 받고 있다며 "죄송하지만 제 기록도 보지 못했기 때문에 오늘 증언하기 힘들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재판부는 효율적인 공판 진행을 위해 김 전 회장에게 다툼이 없는 범죄 사실에만 문답할 수 있는 방안을 제시했지만 이 역시 김 전 회장이 거부해 증인신문은 오는 30일로 연기됐습니다.

김 전 회장은 지난 16일 이 전 부지사의 재판에 증인으로 나오기로 했지만 "입장 정리가 안 됐다"는 등 이유로 이미 한 차례 불출석한 바 있습니다.

김 전 회장은 2019년 북한에 800만 달러를 전달한 혐의(외국환거래법 위반) 및 횡령·배임 등으로 구속기소돼 오는 26일 첫 공판을 앞두고 있습니다.

지난 2월 기소된 이후 처음으로 법정에 모습을 드러낸 김 전 회장은 뿔테 안경을 착용하고 반소매 녹색 수의 차림이었습니다.

가까운 사이였던 이 전 부지사와 김 전 회장은 지난 1월 김 전 회장이 해외 도피 중 압송돼 검찰 수사를 받기 시작한 뒤 상반된 주장을 하며 관계가 틀어졌습니다.

김 전 회장은 "이화영 전 부지사의 요청으로 경기도를 대신해 대북 송금했다", "또 이 전 부지사에게 회사 법인카드와 차량 등 3억여 원의 뇌물 및 불법 정치자금을 줬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습니다.

한편 검찰은 지난 18일 재판부가 직권으로 발부한 국정원에 대한 압수수색 영장을 통해 이 전 부지사가 2018년 10월 부지사 시절 방북했을 당시 조선아태위 김성혜 실장에게 스마트팜 조성 사업비 등 50억 원을 지원하기로 한 내용의 문건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검찰은 이 전 부지사가 약속을 지키지 않아 김성혜 실장이 곤경에 처한 정황 등도 보고서에 담겼다며 형사소송법에 따라 문건을 선별해 추가 증거로 신청할 방침입니다.

검찰의 국정원 압수수색은 안부수 아태평화교류협회 회장이 이 전 부지사 공판에 증인으로 출석해 이 전 부지사의 스마트팜 사업비 지원 관련 내용을 국정원에 보고했다고 증언한 것을 계기로 이뤄졌습니다.

이 전 부지사는 쌍방울 법인카드 사용을 비롯한 대북 송금 연루 등 모든 혐의를 부인하고 있습니다.
박하정 기자(parkhj@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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