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연 ‘재난정보포럼’ 회장 지적
“재난 발생 시 가장 중요한 것은 재난 현장에 있는 사람들에게 재난정보를 신속하게 전달해 재난을 사전에 예방하거나 대피하게 하는 것입니다. 그러나 이태원 참사 당시 현장에서는 재난문자 등 재난경보시스템이 전혀 작동되지 않았습니다.”
재난정보 분야 전문가인 이연 한국재난정보미디어포럼 회장(68·선문대 명예교수·사진)은 ‘이태원 참사’ 발생 200일이 지나면서 22일 진행한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다. 그는 최근 재난에 대한 국가의 대응 체계를 종합적으로 다룬 책 <국가 위기관리와 긴급재난경보>의 증보판을 냈다. 이 책을 통해 그는 지난해 10월29일 발생한 이태원 참사 관련 문제점을 분석하고 대안을 제시했다.
이 회장은 “이태원 참사 당시 스마트폰 기지국 등의 정보를 통해 인파가 몰리는 상황 등을 수시로 확인한 뒤 재난문자를 보내는 등 재난경보시스템을 작동시켜 인파를 분산시켜야 했는데 그런 것이 전혀 이루어지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번 참사를 계기로 관련 법을 서둘러 정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회장은 “일본의 경우 2001년 7월21일 효고현 아카시시불꽃축제 때 11명이 압사하고 183명이 다치는 참사가 발생한 것을 계기로 법을 대폭 개정했다”면서 “대형 축제·이벤트 등이 열릴 경우 혼잡경비를 위한 인파관리시스템을 별도로 도입함으로써 질서를 유지하고 시민 안전을 확보했다”고 말했다.
그는 “일본 정부는 사람의 집중(혼잡)에 의한 사고를 막기 위해 입장 및 출입을 규제하는 것은 물론 혼잡한 상황에서 사람이 갑자기 멈춰섬으로써 발생하는 사고를 막으려 ‘멈춰서기 규제’와 출입구나 통로를 일방통행으로 하는 ‘진행 방향 제한 규정’까지 세세하게 만들었다”면서 “일본이 모든 재난 정보를 발생 즉시 전달할 수 있는 ‘일본형 재난경보시스템(J-Alert)’을 개발해 운영하는 것처럼 우리도 이른바 ‘한국형 재난경보시스템(K-Alert)을 완벽하게 구축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또한 그는 “일본이 대형 행사 때 경찰이나 지자체 등이 담당해온 경비업무를 전문경비업체도 담당할 수 있도록 제도를 정비해 이 분야의 전문화를 꾀하면서 전문인력을 양성하고 있는 점도 참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윤희일 선임기자 yhi@kyunghyang.com
▶ 삼성 27.7% LG 24.9%… 당신의 회사 성별 격차는?
▶ 뉴스 남들보다 깊게 보려면? 점선면을 구독하세요
©경향신문(www.khan.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