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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6 (화)

이슈 공식 출범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공수처 떠나는 부장검사, "건강한 조직이라고 보기 어려워" 작심 비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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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셜뉴스

김성문 공수처 수사2부장이 3일 오전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에서 조희연 서울시 교육감의 해직교사 특별채용 의혹 수사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공수처는 그를 지난 4월 '출범 1호 사건'으로 삼아 입건해 약 4개월간 수사했다.(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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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셜뉴스] 최근 사의를 표한 김성문 (사법연수원 29기)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부장검사가 그동안 조직에 대한 비판을 담은 이메일을 구성원들에게 보낸 것으로 나타났다.

22일 법조계에 따르면 김 부장검사는 19일 공수처 구성원들에게 보낸 이메일에서 "공수처 근무 기간은 공직 생활 중 몸은 가장 편했던 반면 마음은 가장 불편한 시기였다"며 "많은 현안에 대해 법원 출신 간부들과는 다른 의견을 개진해 왔던 것 같다”고 밝혔다. 이는 김진욱 공수처장과 여운국 차장 등 판사 출신 수뇌부를 겨냥한 발언으로 풀이된다.

김 부장검사는 "공수처의 업무 권한을 굳이 기존 형사사법 체계 틀 속에서 조화롭게 해석할 필요는 없다, 검찰은 그런 방법으로 수사하는데 왜 우리는 그렇게 하면 안 된다고 하느냐, 검찰이 일부 언론과 짜고 공수처를 죽이려고 한다." 등의 말이 간부회의에서 수시로 오가는 분위기에서 제 의견이 받아들여질 여지는 많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김 부장검사는 "실정법에 따라서 권한을 행사하고 업무를 하는 것이 당연한데도 법무검찰개혁위원회의 공수처 법안에 있던 권한이 많이 축소되는 바람에 제대로 된 수사를 하기 어렵다는 말은 납득하기가 어려웠고, 기존 형사사법 체계의 틀을 존중할 필요가 없다는 말이나 다른 기관을 무시 또는 적대시하는 듯한 태도는 이해하기 어려웠다"고도 토로했다.

지난해 여름 공수처 구성원들이 잇달아 사의를 밝혔을 때도 머리를 모아 개선방안을 도출하기보다는 오히려 내부에서 사직하는 사람들에 대한 비난의 말이 들려왔다는 언급도 있었다. 이후 목요일마다 다양한 의견을 주고받던 간부 회의도 없어졌고 그 무렵부터 사직을 진지하게 고민하게 됐다는 것이 김 부장검사의 설명이다.

김 부장검사는 "공수처의 업무 방향에 비판적인 저의 태도에 대해서 ‘내부총질’이라고 말하는 사람도 있었던 것으로 안다"며 "제 의견이 모두 옳다고 할 수는 없겠지만, 내부의 비판적인 의견을 외면하고 기존 업무에 대한 점검과 평가를 하지 않는 조직은 건강한 조직이라고 보기 어렵다고 생각한다"고 지적했다.

또 김 부장검사는 "공수처에 관한 기사가 나올 때마다 보안이 취약하다고들 한다"며 "자신의 언행에 관한 비판적인 보도가 있다면 먼저 자신의 언행이 문제가 없었는지 살펴보아야 하는 것이지, 내부의 일을 외부에 알린 사람을 탓할 일은 아니라고 생각한다"고도 비판했다.

김 부장검사는 사법연수원 29기로 지난 2021년 4월 공수처 부장검사로 임명돼 수사2부를 이끌었다. 이후 지난해 10월부터 인권수사정책관을 지내다 지난 4월 사의를 표명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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