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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1 (화)

이슈 로봇이 온다

수십억건 콜택시 빅데이터면 … 로봇·자율차, 더 잘할 수 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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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모빌리티 하면 생각나는 단어는 '택시'다. 언제 어디서든 스마트폰 하나만 있으면 택시를 호출할 수 있는 '카카오T' 서비스가 카카오모빌리티의 핵심 사업이다.

그런데 이 회사가 '로봇'을 연구하고 있다. 최근에는 로봇을 이용해 상용화된 배달 서비스까지 시범 운영에 들어갔다. '사람의 이동'을 넘어 '사물의 이동'까지 혁신하겠다는 카카오모빌리티의 전략은 산하에 있는 미래이동연구소가 맡고 있다. 여기서는 자율주행과 디지털 트윈, 도심항공교통(UAM) 등을 포함한 미래 혁신 모빌리티 서비스와 관련된 연구개발은 물론 기업 간 거래(B2B) 솔루션 사업이 이뤄지고 있다.

장성욱 카카오모빌리티 미래이동연구소장은 최근 매일경제와 대면 인터뷰를 하면서 "카카오모빌리티는 카카오T와 카카오내비를 통해 구축해온 플랫폼 역량에 다양한 미래 모빌리티 기술을 접목하면서 사물의 이동을 고도화하는 방안을 강구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모든 이동 경험이 '더 빠르고, 편리하고, 안전하게' 만든다는 카카오모빌리티의 목표에 발맞춰 로봇 기술이 실생활의 편의를 도모하는 방향으로 서비스 상용화에 요구되는 기술을 고도화하며 플랫폼 기반의 로봇 생태계를 그려나가고 있다"고 말했다.

일례로 카카오모빌리티는 지난달부터 자율주행 로봇이 사내에서 임직원이 앱을 통해 주문한 음료를 주문자가 있는 층으로 가져다주는 배달로봇 서비스를 시작했다. 로봇 하드웨어(로봇 운영에 필요한 기술 관제·배송 담당)는 LG전자의 클로이(CLOi)가 쓰였고, 주문 앱과 로봇의 매개체 역할을 하는 '로봇 플랫폼' 개발은 카카오모빌리티가 맡았다.

장 소장은 "기존 B2B 단계에서 로봇을 채택하지 못한 결정적인 이유가 건물 인프라에서 활용하기 어렵다는 점과 로봇을 적용하면 사람 손이 더 많이 필요할 수 있을 것이라는 우려였다"면서 "하지만 카카오모빌리티에서 만든 자율주행 로봇은 로봇 전용 엘리베이터가 있는 등 스마트빌딩이 아닌 일반적인 형태의 건물에서도 적용 가능한 모델인 데다 단건 배송이 아닌 여러 주문을 동시에 받아 복합 서비스나 묶음 배송을 할 수 있다는 특징이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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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그는 "현재 파트너 고객사 등 다양한 수요처와 서비스 적용을 위한 논의를 하고 있다"면서 "특히 (자율주행 로봇 배달 서비스를 강화하기 위해) 통신사들과 협력하는 방안도 찾고 있다"고 귀띔했다. 자율주행 로봇 다(多)건배송 기술력을 갖춘 카카오모빌리티와 두꺼운 B2B 영업망을 보유한 통신사가 힘을 합치면 로봇 배송 서비스 상용화가 보다 더 가속화될 것이란 판단에서다.

향후에는 카카오T에서 서비스하고 있는 '퀵 배달' 뒷단에 자율주행 로봇을 붙일 수도 있을 것이란 기대감도 전했다. 장 소장은 "퀵 기사가 '도어 투 도어'(출발지에서 최종 목적지까지 도달)로 물건을 전달하지 않고, 가령 13층에 배달해야 하는 경우라면 1층에서 로봇이 전달받아 대신 해당 층까지 옮겨주는 형태가 이뤄질 수 있을 것"이라며 "이 같은 사례는 앞으로 자율주행 로봇이 우리 일상생활에 들어갈 정도로 적용될 수 있는 부분이 무궁무진함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특히 장 소장은 카카오모빌리티의 로봇사업은 새롭게 기술 기반을 다져나가는 분야가 아니라 이미 카카오T에서 축적한 기술 역량이 토대가 돼 로봇 플랫폼을 고도화하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카카오모빌리티에 따르면 카카오T에 쓰이는 배차·라우팅 기술을 토대로 데이터 기반 운송관리와 고정밀지도(HD맵)를 바탕으로 최적의 로봇주행 경로를 산출한다. 또 카카오T 관제 시스템처럼 로봇에서도 실시간 서비스 현황을 모니터링하고 상태를 수시로 확인·개선할 수 있다.

이 밖에 다양한 모빌리티 운영 시스템을 기반으로 로봇에 특화된 관제·관리 시스템(FMS)을 구축한다.

장 소장은 "택시 호출 사업과 로봇이 동떨어진 영역으로 보일 수도 있으나 자세히 들여다보면 인프라 구축부터 운영 노하우까지 연계되는 영역이 많다"면서 "카카오모빌리티는 이러한 플랫폼 역량을 바탕으로 로봇 플랫폼을 고도화해 로봇 서비스와 기술을 기존 건물단에서 빠르게 도입하고 상용화를 촉진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한편 카카오모빌리티는 디지털 트윈 영역으로도 보폭을 넓혀나가고 있다.

장 소장은 "카카오모빌리티는 장비 개발에서 고객이 필요로 하는 디지털 맵 데이터까지 자체 생산할 수 있는 솔루션을 확보하고 있다"면서 "이러한 기술력을 토대로 대형 토목업체나 건설사 등에 맞춤형 지도를 납품하는 등 트랙 레코드를 쌓아가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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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와 관련해 카카오모빌리티는 해외 대규모 플랜트 사업 설계 과정에 디지털트윈 데이터를 바탕으로 다양한 시뮬레이션을 진행하고 제안자료를 만드는 프로젝트에 참여했는데, 여기서 카카오모빌리티가 보유한 디지털트윈 솔루션을 활용해 디지털트윈을 구축·제공하는 역할을 수행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그는 "자율주행, 로봇, 디지털트윈 사업이 당장 수백억 원, 수천억 원을 벌어다주는 먹거리는 아니지만 로봇만 하더라도 올해부터는 어느 정도 의미 있는 성과를 내는 것을 목표로 준비하고 있다"면서 "디지털트윈과 자율주행 분야는 로봇보다는 좀 더 긴 호흡으로 보고 있으며 UAM은 더 장기화된 전략으로 차근차근 역량과 경험을 쌓아가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중요한 것은 이러한 기술이 시점의 차이이지 앞으로 우리가 대비해나가야 할 최우선의 '미래 성장동력'이라는 것은 변함이 없기에 노력을 아끼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고민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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