쏟아져나온 군중들…'친서방·반러' 산두 대통령 "러 협박 거부"
친서방 정부 지지 집회에서 연설하는 마이아 산두 몰도바 대통령(좌)과 로베르타 메촐라 유럽의회 의장. |
(서울=연합뉴스) 최인영 기자 = 우크라이나와 이웃한 소국 몰도바에서 유럽연합(EU) 가입을 지지하는 대규모 친서방 집회가 열렸다고 영국 BBC 방송이 2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몰도바도 러시아와 갈등을 겪고 있다.
전날 몰도바 수도 키시너우에서는 현지 경찰 추산 약 7만5천명이 모인 친EU 집회가 열렸다.
몰도바의 EU 가입을 추진하는 마이아 산두 대통령의 지지자들인 집회 참석자들은 EU 깃발과 몰도바 국기를 흔들며 친유럽 구호를 외쳤다.
산두 대통령은 집회 현장에 마련된 연설대에 올라 "우리는 더 이상 유럽의 변두리에 머무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며 몰도바가 2030년까지 EU에 가입하도록 하겠다고 선언했다.
우크라이나와 루마니아 사이에 위치한 인구 260만명의 소국 몰도바는 지난해 2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계기로 EU 가입 절차를 서둘렀다.
지난해 3월 EU에 가입 신청서를 제출한 몰도바는 그해 6월 우크라이나와 함께 EU 가입 후보국 지위를 획득했다.
산두 대통령은 몰도바가 더는 러시아 정부에 협박당하지 않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몰도바에서 열린 친EU 집회 |
지난 2월 산두 대통령은 러시아가 비밀공작요원을 동원해 몰도바의 현 친서방 정권을 전복하려는 음모를 꾸미고 있으며, 러시아가 친러시아 성향의 야당을 지지하며 정국 혼란을 부추겼다고 비난한 바 있다.
특히 지난해 러시아가 몰도바에 제공하는 천연가스를 절반으로 줄이면서 가스·전기 가격이 치솟자 반정부 시위가 일어난 것을 두고 "헌정질서를 전복하기 위한 러시아의 음모"라고 주장했다.
이 반정부 시위 여파로 지난 2월 친서방 성향인 나탈리아 가브릴리타 전 몰도바 총리가 사임했다.
그러나 러시아 외무부는 "완전히 사실무근"이라며 몰도바 정부의 내정간섭 주장을 일축했다.
이날 집회에 참석한 로베르타 메촐라 유럽의회 의장은 몰도바가 러시아의 위협에 맞서는 상황을 높이 평가했다.
메촐라 의장은 BBC에 "EU는 몰도바를 두 팔 벌려 열린 마음으로 환영할 것"이라며 "유럽은 몰도바와 함께하면서 더 강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몰도바 정부가 사법제도 개정과 부패 척결 등 EU가 가입 협상 전 준비되기를 바라는 개혁을 천천히 시행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미국 싱크탱크 퓨리서치센터에 따르면 현 EU 회원국들이 가입 신청 후 평균 3.5년 만에 후보국 지위를 얻은 것과 비교하면 우크라이나와 몰도바는 빠르게 후보국이 됐지만, 회원국 지위를 얻으려면 여전히 긴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마이아 산두 몰도바 대통령(좌)과 로베르타 메촐라 유럽의회 의장 |
abbi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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