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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5 (월)

이슈 G7 정상회담

젤렌스키, G7까지 갔는데…인도·브라질 '내편 만들기' 어렵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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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디 인도 총리 우크라에 대한 무기 지원 선 그어,
브라질 대통령과 회담은 '본인 지각'으로 불발…
"러 자극 원치않는 브라질, 의도적 회피 가능성도"

머니투데이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21일 일본 히로시마에서 열린 G7 정상회의 참석 후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AFPBBNews=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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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러시아에 우호적인 인도와 브라질을 설득하고자 일본 히로시마에서 열린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까지 참석하는 열의를 보였지만, 뚜렷한 성과는 내지 못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20~21일 히로시마 내 G7 회담장 안팎에서 G7 국가와 이번 회의에 초청된 '글로벌 사우스'(주로 남반구에 위치한 신흥국들) 국가 정상들을 만나며 우크라이나에 대한 적극적인 군사 지원을 호소했다. 우크라이나 동부 격전지 바흐무트가 러시아군의 점령 위기에 직면한 상황에서도 젤렌스키 대통령이 일본을 찾은 것은 러시아와 우호 관계에 있는 인도, 브라질과 직접 대화하는 목적도 있었다.

실제 젤렌스키 대통령은 일본 방문 첫날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와 양자 회담을 했다. 두 정상이 대면으로 만난 것은 지난해 2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처음이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회담에서 모디 총리에게 인도가 우크라이나의 평화 공식에 동참해 줄 것과 지뢰 제거 작업 및 이동식 병원 관련 지원을 요청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지난해 11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때 러시아군 철수와 핵 안전, 식량 안보, 에너지 안보 등 10개 항의 평화 공식을 제시한 바 있다.

이에 모디 총리는 "전쟁은 인간성과 인류 가치의 문제"라며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하겠다고 했다. 하지만 우크라이나가 강조하는 무기 지원에 대해선 선을 그었다. 그는 젤렌스키 대통령과 회담 후 트위터를 통해 "대화와 외교에 대한 우리의 지지를 분명히 했고, 계속해서 인도적 지원을 제공할 것"이라고 밝히면서도 무기 지원에 대해선 언급하지 않았다.

미국 주도 안보협의체 '쿼드' 회원국인 인도는 전쟁 발발 이후에도 러시아에 대한 비난에 동참하지 않고, 오히려 러시아산 비료와 석유 수입을 확대하는 등 러시아와 우호적 관계를 유지했다. 특히 러시아군의 우크라이나 철수를 촉구하고 침략을 비난하는 유엔 결의안에 기권해 서방의 비판을 받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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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시우바 브라질 대통령이 22일 일본 히로시마에서 열린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에 참석한 후 기자회견하고 있다. 룰라 대통령은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의 회동이 불발된 후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문제는 G7이 아닌 UN에서 논의돼야 한다"라고 말했다. /AFPBBNews=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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젤렌스키 대통령은 방일 기간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시우바 브라질 대통령과의 양자 회담도 희망했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회담을 일정 조절 실패로 불발됐다.

룰라 대통령은 22일 일본에서 귀국길에 오르기 전 가진 기자회견에서 전날 오후 3시경 회담이 예정됐지만 불발됐다고 밝혔다. 그는 "젤렌스키 대통령이 늦어진다는 정보를 받았고 기다렸지만 그는 나타나지 않았다"면서 젤렌스키 대통령이 다른 약속 때문에 자신과의 회담에 오지 않았을 것이라고 했다.

이와 관련 아사히신문은 "농업 강국인 브라질은 러시아산 비료 수입 안정화를 위해 러시아와 대립 구도를 피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젤렌스키 대통령의 갑작스러운 (G7) 등장은 브라질로서 골칫거리였을 것"이라고 평했다. 브라질은 브릭스(BRICS, 브라질·러시아·인도·중국·남아프리카공화국) 국가 중 유일하게 유엔의 러시아 규탄 결의안에 찬성표를 던졌지만, 서방의 대러 제재와 우크라이나에 대한 무기 지원에는 강력하게 반대하고 있다.

보도에 따르면 룰라 대통령은 전쟁 문제 때문에 G7 정상회의에 참석한 것은 아니라며 이는 G7이 아닌 유엔에서 논의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로이터는 젤렌스키 대통령이 룰라 대통령과 회담 불발에 대해 "그(룰라 대통령)가 실망했을 것 같다"며 큰 의미를 두지 않는 듯한 태도를 보였다고 전했다.

한편 젤렌스키 대통령은 G7 정상회의가 열린 일본으로 가기 전 사우디아라비아 제다에 방문해 아랍연맹(AL) 정상회의에 참석했다. 사우디 등 중동 국가들 역시 이번 전쟁에서 중립 위치에 있다.

정혜인 기자 chimt@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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