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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6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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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연합 가입 협상하라”…‘우크라 이웃’ 몰도바 대규모 시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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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후보국 지위 확보…“연말부터 협상하자”

대통령, “러시아 위협에 맞서는 최선책” 주장


한겨레

몰도바 시민들이 21일(현지시각) 수도 키시너우에서 열린 유럽연합(EU) 가입 촉구 집회에 참석해 유럽연합 가입을 촉진할 헌법 개정을 요구했다. 키시너우/EPA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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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이나의 남서쪽에 위치한 소국 몰도바가 러시아의 위협에 대응하기 위해 조속한 유럽연합(EU) 가입 협상을 촉구하고 나섰다. 유럽연합은 지난해 6월 이 나라에 회원 후보국 지위를 부여했으나, 아직 본격 가입 협상을 벌이지는 않고 있다.

몰도바 정부는 21일(현지시각) 수도 키시너우에서 대규모 대중 집회를 열고 유럽연합 가입을 위한 협상을 최대한 빨리 시작할 것을 유럽연합에 촉구했다고 <로이터> 통신 등이 보도했다. 이 집회에는 시민 7만5천여명이 참가했다고 경찰은 밝혔다.

집회에 직접 참석한 마이아 산두 대통령은 “몰도바는 크렘린(러시아 대통령궁)에게 협박당하길 원하지 않는다”며 “우리는 더 이상 유럽의 외곽에 머물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오는 2030년까지 유럽연합 정식 회원국이 될 것이라고 다짐했다. 로베르타 메촐라 유럽의회 의장도 이 집회에 나와 “유럽이 몰도바이고, 몰도바가 유럽”이라며 유럽이 “팔을 벌리고 가슴을 열어” 몰도바를 환영할 것이라고 말했다. 집회에 참석한 시민들은 자국 정치인들에게 유럽연합 지향을 분명히 하는 내용의 헌법 개정을 촉구했다고 통신은 전했다.

산두 대통령은 정치 매체 <폴리티코>와의 인터뷰에서 “우리의 민주주의와 제도를 보호하는 최선책이 유럽연합 가입”이라며 “유럽연합에 올해 연말부터 회원 가입을 위한 협상을 시작할 것을 촉구한다”고 말했다. 유럽연합은 지난해 6월 23일 우크라이나와 몰도바에 대해 회원 후보국 지위를 부여했다. 후보국이 정식 회원국이 되기까지는 보통 몇년, 길면 10여년에 걸친 협상이 이어지곤 한다.

몰도바에서는 러시아가 친러시아 성향 정권을 세우려는 음모를 꾸미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되면서 신속한 유럽연합 가입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특히 높아지고 있다. 볼로미디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지난 2월 9일 러시아 정보기관이 주도한 몰도바 파괴 공작을 저지했다고 밝힌 바 있다. 그의 발언 이후 몰도바 당국자들도 정부 건물에 대한 공격, 인질극, 파괴 공작 등을 경고했다. 몰도바의 우크라이나쪽 국경 지역인 트란스니스트리아에 몰도바로부터 독립을 선언한 친러시아 세력의 자치 정부가 있다는 점도 불안감을 고조시키는 요소다.

한편, 친러시아 성향의 야당인 ‘쇼르당’의 일란 쇼르 대표는 이날 정부의 집회에 맞서기 위해 몇몇 도시에서 벌어진 집회에 화상 통신으로 참여해 몰도바의 외교 정책에 대한 국민투표를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최근 여론조사를 보면 몰도바 국민의 54%는 유럽연합 가입을 찬성하는 반면 25%는 러시아와의 관계 강화를 지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폴리티코>가 전했다.

신기섭 선임기자 marishi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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