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은 검은자위와 흰자위로 구성돼 있다. 검은자위는 가운데 빛이 통과하는 동공과 홍채로 나뉘고, 흰자위는 안구 뒤쪽까지 전체를 둘러싸고 있는 흰색 섬유층인 공막과 공막 앞쪽을 덮는 결막으로 구성돼 있다. 이 흰자위에도 드물지만 청색 혹은 갈색의 색소 침착, 즉 점이 생길 수 있다. 오타모반은 선천성 ‘안구피부멜라노세포증’이라고도 불리며 결막 안쪽 공막에 생기는 색소 침착으로 ‘마사오 오타’라는 일본인 의사가 처음으로 상세하게 보고한 바 있다. 동양인에게 흔하며 여성에게 2~5배 더 많이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출생 시나 만 10세 이전에 발생하는 경우가 더 많지만 사춘기 이후 발생하는 비율도 40% 정도다. 매우 드물게 악성 흑색종이 발생하거나 환자의 10% 정도에서 안압이 증가했다는 보고도 있지만, 특별한 안과 질환을 일으키지 않는다는 의견이 일반적이다. 그러나 미용적으로 심각한 스트레스를 야기할 수 있고, 대인기피증을 유발하기도 하므로 우리나라뿐 아니라 해외에서도 수술 문의가 많은 질환 중 하나다.
필자는 상공막 색소 침착에 대한 수술적 치료법을 개발해 대한안과학회지와 미국 학술지 코니어(Cornea)지에 세계 최초로 발표한 바 있다. 피부로 퍼진 오타모반은 레이저를 이용해 제거하지만 눈 흰자위는 결막이 손상될 우려가 있으므로, 먼저 결막을 들어내고 공막 위에 있는 오타모반을 레이저와 수술을 병행해 제거한 후 결막을 다시 덮는 절차가 필요하다. 레이저는 표면을 깎는 방식이 아닌 멜라닌 색소가 함유된 세포만을 제거하는 방식이지만 반복 시술이 필요하기 때문에 시간이 오래 걸릴 수 있다. 색소 침착이 얕게 분포된 부분은 잘라내지 않고 긁어내어 시간을 단축하기도 한다.
오타모반 수술은 언제부터 가능할까. 이론적으로는 안구가 성인 수준에 도달한 만 6세부터 수술이 가능하다. 하지만 이때는 부담이 큰 전신 마취가 필요하기 때문에 성인이 돼서 부분마취를 통해 수술하는 것을 권한다. 오타모반에 결막이 덮이면 푸른색으로 보이므로, 이러한 증상이 나타날 경우 병원에 방문해 진단을 받는 것이 좋다. 다른 일반적인 안과 질환처럼 흔한 질환이 아니기 때문에 수술 경험이 풍부한 전문의와 상담해 해결책을 찾아보는 것이 좋겠다.
▶ 중앙일보 / '페이스북' 친구추가
▶ 넌 뉴스를 찾아봐? 난 뉴스가 찾아와!
ⓒ중앙일보(https://www.joongang.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