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러제재 설득하러 온 젤렌스키는
친러 인도 모디 총리 옆에서 압박
제재 동참않는 브라질 룰라 대통령은
미 바이든·캐나다 트뤼도 사이에 앉혀
친러 인도 모디 총리 옆에서 압박
제재 동참않는 브라질 룰라 대통령은
미 바이든·캐나다 트뤼도 사이에 앉혀
외교가의 오랜 격언 중에 여러나라 정상들이 참석하는 다자회의나 오·만찬 등 회의장에서 ‘알파벳순(나라이름)으로 앉히지 말라’는 말이 있다. 누구나 좋은 자리를 차리하려 다투는 회의장에서 알파벳 순은 언뜻 공평한 것처럼 보이지만 돌이킬 수 없는 실수가 될 수도 있기 때문. 알파벳순이라면 앙숙인 이란(Iran)과 이스라엘(Israel)이 붙어앉는 경우가 생길 수도 있다는 얘기다. 그만큼 외교행사에서 누구 옆에 앉느냐는 그 자체가 큰 외교적 의미가 있다.
윤석열 대통령이 20일 일본 히로시마 그랜드 프린스 호텔에서 열린 G7 정상회의 친교 만찬에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대화하고 있다. <사진=연합>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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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9일~21일 사흘간 일본 히로시마에서 열린 주요7개국(G7) 정상회담에서 주재국인 일본은 윤석열 대통령의 좌석배치에서 특별한 배려를 보여줬다. 20일 일본 히로시마 그랜드 프린스 호텔에서 열린 G7 정상회의 만찬장에서 윤대통령은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오른쪽 옆자리에 앉았다. 대통령실은 이날 언론 공지를 통해 “윤 대통령이 20일 밤 9시부터 약 2시간 동안 이어진 G7 정상회의 친교만찬에서 일본 측 배려로 주최국 정상 기시다 총리의 대각선 맞은편, 바이든 대통령과는 옆자리에 착석해 다양한 주제를 놓고 심도 깊은 의견을 교환했다”고 밝혔다.
이번 G7 정상회담을 우크라이나에 대한 전세계적인 지지를 이끌어내기 위한 장으로 만들고 싶었던 일본은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의 자리 배치에도 각별히 신경을 썼다. 21일 ‘평화롭고 안정적이며 번영하는 세계 구축‘을 주제로 한 세션에 참석한 젤렌스키 대통령의 왼쪽에는 윤석열 대통령이, 오른쪽에는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가 앉았다. 건너편에는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시우바 브라질 대통령이 자리했다. 지난해 2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략한 이후 유럽연합(EU)는 가장 먼저 러시아산 원유 수출을 중단했지만 이로 인해 반사이익을 보고 있는 게 인도다. 군사적으로 러시아와 가까웠던 인도는 러시아산 원유를 우회수입하면서 에너지 가격 안정의 이득을 보고 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20일 히로시마에 도착하자마자 인도 모디 총리와 개별 양자회담을 갖고 대러 제재 설득에 나서기도 했다. 서방의 러시아 제재에 동참하지 않는 브라질 룰라 대통령 양 옆에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가 앉아서 브라질을 압박했다.
21일 일본 히로시마에서 열린 G7회의에서 우크라이나 볼로디미르 젤렌스키와 나란히 앉은 인도 모디 총리 <사진=연합>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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젤렌스키 대통령은 G7 회의 직후 텔레그램을 통해 정상들과의 만남 결과를 공개하며 “일본에서 아랍까지, 유럽에서 남미에 이르기까지 모든 정상들을 만나 우리의 평화공식에 대한 지지를 요청했다”고 밝혔다. 그는 “침략자들이 우리 땅에 남아있는 한 아무도 협상 테이블에 앉지 않을 것”이라고 재차 강조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이 제안한 ‘우크라이나 평화공식’은 지난해 11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서 제안한 러시아군 철수와 정의 회복, 핵 안전과 식량안보, 에너지 안보 등 10개 항을 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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