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8일 찾은 노량진 수산시장. [이준태 수습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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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박지영 기자·이준태 수습기자] “일본에서 후쿠시마 오염수를 방류하면 국내산도 안전할지 모르겠다. 양돈농가 하는 친동생이 보내주는 돼지도 구제역 유행하면 안 받는데, 방사능 걱정 있는 해산물을 찝찝해서 어떻게 먹나?” 시민 이모(65)씨
“코로나19로 매출이 절반이나 줄어 힘들었는데 오염수 방류 소식에 막막하다. 국내산 멍게는 여름까지만 나와 가을, 겨울에는 일본산을 쓸 수 밖에 없다. 앞으로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다.” 노량진 상인 김모(30대)씨
지난 19일 방문한 서울 동작구 노량진 수산시장은 일본의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 소식에 술렁이고 있었다. 수산시장을 직접 찾는 해산물 애호가들도 방류 이후 해산물을 계속 먹어도 될 지, 원산지를 속여서 팔지는 않을지 우려가 크다. 상인들은 원전 오염수에 대한 불안감이 수산물 소비 감소로 이어질까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이날 노량진 수산 시장을 찾은 시민 김모(78)씨는 “3면이 바다인 나라인데 (오염수 방류로) 바다에서 나는 수산물을 못 먹게 될까봐 걱정이 된다. 방류한다면 당연히 국내산도 걱정이 될 수밖에 없다”면서 “그래도 꼭 먹어야겠다면 일본산은 피하고 국산을 사먹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시민 정모(32)씨는 “일본 방사능 오염수 위험성에 대한 연구가 얼마 되지 않아 염려스럽다. 아무래도 해산물 소비를 줄일 수밖에 없을 것 같다”고 걱정했다.
일본산 수산물이 국산으로 ‘둔갑’할 것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높았다. 정씨는 “일본이 인접한 우리나라 바다에 오염수가 안 흘러들어온다는 보장이 없지 않느냐. 솔직히 상인들의 말만 믿고 사기는 힘들 것 같다”고 덧붙였다. 시민 이모(60대)씨는 “처음에는 안 먹어도 중국산 농산물, 미국산 소고기처럼 다시 찾게 될 것으로 보인다”며 “일본산을 국내산이라고 속이는 상인들을 엄벌하는게 더 중요해질 것 같다”고 말했다. 국내산과 일본산을 구분하는 소비자를 위해 단속을 강화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실제 일본산 식자재 원산지를 속이는 경우가 늘어나고 있다. 해양수산부에 따르면 일본산 수산물 원산지 거짓 표수로 적발된 수는 ▷2019년 245개소 ▷2020년 159개소 ▷2021년 245개소 ▷2022년 165개소다. 올해는 4월까지 101개소가 적발됐다. 다만 해수부 관계자는 “2021년 4월 일본이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계획을 발표한 후 일본산 수산물에 대한 우려가 커지면서 단식을 강화한 영향이 있다”고 설명했다.
상인들도 방류 소식에 뒤숭숭한 모습이다. 노량진 수산시장에서 회를 판매하는 박모(30)씨는 “오염수 기사를 접할 때마다 마음이 무겁다. 아마 이곳 다른 상인들도 마찬가지일 것”이라며 “다가오는 여름철은 수산물 비수기인데 (오염수 문제로) 손님이 더 줄어들까 걱정된다. 지금도 국산만 찾는 손님들이 종종 있다”고 말했다. 상인 유모(30대)씨는 “주로 러시아산 대게를 파는 곳이라 큰 걱정은 하지 않는다”면서도 “익혀 먹는 것은 크게 문제가 없지만 날로 먹는 해산물은 확실히 꺼리는 분위기다. 지금 멍게가 제철인데 잘 안 팔리고 있다”고 전했다.
park.jiyeo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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