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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19 (목)

편의점 반투명 시트지 떼고 ‘금연광고’, 점주·업계는 환영하지만… [언박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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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

18일 오전 서울의 한 편의점. 내부의 담배 광고가 외부로 보이지 않도록 ‘반투명 시트지’가 부착돼 있다.17일 국무조정실 소속 규제심판부가 내린 권고에 따라 관계당국이 시안을 확정하는 대로 시트지는 금연 광고로 대체된다. 이상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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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신주희 기자] 17일부터 편의점에서 담배 광고가 창밖에 보이지 않도록 하기 위해 붙이던 ‘반투명 시트지’가 사라졌다. 편의점 내부 시야를 차단해 강력범죄를 유발한다는 지적을 정부가 받아들이면서다. 대신 금연 광고가 새롭게 부착될 예정이다.

편의점주협의회 환영 성명…업계도 “정부 결정, 합리적”한국편의점주협의회(한편협)를 비롯한 점주들과 편의점업계는 이 같은 결정에 대해 환영의 입장을 밝혔지만. 일각에서는 실효성 문제도 제기되고 있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국무조정실 소속 규제심판부는 17일 회의를 열고 6월까지 편의점에 부착한 반투명 시트지를 제거하고 금연 광고로 대체할 수 있도록 조치할 것을 보건복지부 등에 권고했다.

앞서 ‘편의점 시트지 제거’ 논의는 2월 인천의 한 편의점에서 30대 남성이 편의점주를 흉기로 찔러 살해한 사건이 발생하면서 급물살을 탔다. 피해를 입은 편의점주가 50분 만에 숨진 채로 발견되면서 시트지가 시야를 가리지 않았더라면 범죄를 예방할 수 있었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한편협도 2019년부터 지속적으로 불투명 시트지가 정책적 효과가 없을 뿐만 아니라 강력 범죄 유발을 우려하며 반대 입장을 표명해온 바 있다.

정부의 규제 완화 결정에 업계도 발빠르게 나섰다. CU와 GS25는 빠른 시일 내에 매장 내에 불투명 시트지를 제거할 예정이다.

금연 포스터 시안은 관계당국이 아직 제작 기준을 마련하지 못한 탓에 업체들은 포스터 시안이 정해지는대로 매장에 금연 포스터를 한 장씩 부착할 계획이다. 복지부가 금연 포스터 시안을 준비하면 업계와 당국이 조율해 포스터를 선정하는 방식이다.

업계 등에서는 이 같은 결정에 대해서 환영의 목소리를 냈다. 한편협은 17일 입장문을 내고 “규제심판부 권고안을 적극 지지한다”고 밝혔다. 이어 “보건복지부 등 정부와 가맹본부는 후속 대응 과정에 있어 편의점주들의 입장과 의사를 충분히 반영해 달라”고 주문했다.

업계 관계자도 “편의점주와 근무자의 안전 문제에 대해 지속적으로 관심을 갖고 있었다. 이번 정부의 결정은 합리적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일선서는 시큰둥…“내부가 또 안 보일텐데, 실효성? 글쎄”하지만 일선에서는 금연 포스터 부착이 실효성이 없을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금연 포스터가 편의점 외벽에 부착되는 만큼 전과 같이 시야를 가린다는 지적이 나오면서다.

서울 영등포구의 한 편의점에서 근무하는 아르바이트생 A씨는 “금연 포스터의 크기가 얼마나 클지 모르겠지만 포스터를 외벽에 부착하면 결국 내부가 안 보이는 건 매한가지 아니냐”며 “차라리 붙이지 않는 게 좋을 것 같다”고 말했다.

이처럼 금연 광고 방식을 두고 업계와 또 한 번 합의점을 찾아야 하는 만큼 갈등이 완전히 해결된 것은 아니다.

금연단체는 또 다른 이유로 금연 포스터 부착 실효성에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금연단체들은 편의점 외부의 시트지를 떼고 내부 담배 광고도 없애야 한다는 입장이다. 흡연율을 줄이기 위해서는 매장 내 담배 광고를 근본적으로 제거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하지만 편의점주들은 담배 광고 매출이 사라진다는 이유로 반대해 왔다.

업계 관계자는 “포스터 내용, 부착 방식을 두고 당국과 의견을 조율해야 할 부분이 아직 남아있다”고 설명했다.

jooh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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