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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 전두환과 노태우

檢이 압류한 전두환 연희동 별채, 유족에 줘야할 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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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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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이 전직 대통령 전두환 씨로부터 압류한 서울 서대문구 연희동 자택 별채를 '오산 땅 소송' 확정 판결 뒤에는 유족 측에 돌려줘야 할 처지라는 법조계의 관측이 나오고 있다. 내란·뇌물 수수 혐의 등으로 1997년 무기징역과 추징금 2205억원을 확정 판결받은 전씨는 추징금 922억원을 미납한 채 2021년 11월 사망했다. 연희동 자택 별채는 국가가 전씨에 대해 추징할 수 있는 사실상 마지막 재산인 만큼 오산 땅 소송이 마무리되기 전에 '재판받은 자가 사망하더라도 추징할 수 있다'는 내용의 법 개정이 이뤄져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17일 법조계에 따르면 검찰이 전씨 일가로부터 압류한 연희동 자택 별채는 또 다른 전씨 추징 재산인 경기도 오산 땅 소송이 마무리되면 전씨 유족에게 돌려줘야 할 처지다. 앞서 검찰은 2018년 전씨의 연희동 자택을 압류했고, 해당 부동산은 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 공매를 통해 51억3700만원에 낙찰됐다. 그러나 전씨 일가는 이에 불복해 각각 형사재판에 관한 이의신청과 행정소송을 제기했다. 이에 대해 전씨의 부인 이순자 씨 명의의 본채와 비서관 명의의 정원은 압류가 부당하다는 판결이 내려졌다.

전씨의 며느리 이 모씨 명의인 연희동 자택 별채에 대한 지난해 대법원 1부(주심 박정화 대법관)의 판결은 '검찰이 별채를 압류한 행위는 정당했지만, 전두환이 사망한 후에 이에 대한 매각과 매각금 배당을 하는 것은 불가하다'로 요약된다. 추징은 크게 재산 압류, 매각, 배당 등 3단계로 이뤄진다. 재판받은 자가 사망했으니 이후 추징 절차는 이뤄질 수 없다는 의미다.

이에 따라 검찰은 전씨 측 재산에 대해 '집행 불능' 처리를 해야 한다. 다만 검찰은 현재 또 다른 전씨 추징 재산인 경기도 오산 임야 3개 필지의 매각 금액 55억원에 대한 배당 소송을 진행 중이라 집행 불능 처리를 미룰 수 있는 상황이다. 서울행정법원 행정6부(부장판사 이주영)는 지난 4월 교보자산신탁이 캠코를 상대로 낸 공매대금 배분 처분 취소 소송을 원고 패소로 판결했다. 앞서 검찰이 2013년 전씨 측 오산시 임야 5필지를 압류해 2017년 공매를 통해 75억6000만원이 추징금으로 배분됐다. 이에 교보자산신탁은 압류 처분 무효 확인 소송을 제기했지만 대법원이 지난해 7월 압류가 정당하다고 판결해 2개 필지 매각 금액 20억5200만원은 국고로 귀속됐다. 그러나 나머지 3개 필지에 대한 공매대금 배분 취소 행정소송은 교보자산신탁 측 항소로 항소심 재판이 준비 중인 단계다. 검찰 관계자는 "현재 전두환의 오산 땅 소송이 진행 중인 상태라 집행 불능 처리를 하지 않고 있지만, 해당 소송이 마무리되면 검찰로서는 집행 불능 처리를 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최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의 권칠승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질의한 결과 법무부는 "전 전 대통령 사망 이후 그 일가가 추징 재산을 돌려달라고 검찰에 신청한 내역 및 검찰이 전 전 대통령 일가에게 추징 재산을 돌려준 내역은 존재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아직 집행 불능 처리가 되지 않아 전씨 일가도 당장 나서긴 어렵지만, 오산 땅 소송 확정 땐 압류된 연희동 자택 별채를 돌려달라고 나올 가능성이 있다. 이에 따라 현재 국회에 계류된, 추징금을 미납한 자가 사망한 경우에도 그 상속 재산에 대해 추징할 수 있게 하는 내용의 형사소송법 개정안 등 '전두환 3법'을 신속히 통과시켜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된다.

[이윤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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