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호 기자(jh1128@pressian.com)]
오는 19일부터 일본에서 열릴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에서 파이프라인을 통한 러시아의 가스 수입을 금지하는 내용의 제재를 마련할 것인지를 두고 정반대의 예측이 나오고 있다. 유럽 국가들이 러시아에 대한 제재 수위를 아직 확정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14일(이하 현지시각) 영국 <파이낸셜타임스>는 G7 정상회의 성명 초안에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문제가 해결될 때까지 러시아에서 나오는 에너지원 사용량을 더욱 줄일 것이며, 여기에는 러시아 정부가 폐쇄한 가스관 재개를 막는 것도 포함된다"는 내용이 포함됐다고 보도했다.
그런데 이틀 후인 16일 <폴리티코> 유럽판은 익명을 요구한 유럽연합(EU) 외교관이 가스관 재개 금지 제재에 대해 "내가 듣기로 이것이 통과될 가능성은 매우 낮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이 외교관은 매체에 "가스에 의존하는 국가들의 저항이 너무 크다"라며 "11차 제재안은 거의 마무리됐고 지금 이 조치를 넣는 것은 효과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러시아는 지난해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서방의 제재가 시작되자 그에 따른 대응으로 천연가스 공급을 중단하는 조치를 취했다. 그런데 유럽이 미국으로부터 액화천연가스(LNG)를 들여왔고 지난 겨울이 많이 춥지 않아 난방 소비가 적어지면서 러시아의 전략은 별다른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실제 우크라이나 침공 전 EU에서 수입되는 가스 중 러시아산은 40% 이상이었으나 지난해 8% 대로 급강하했다. 그럼에도 유럽은 에너지 수급에 별다른 어려움 없이 겨울을 보냈다.
러시아 천연가스에 대한 의존도가 줄어들었음에도 유럽이 파이프라인 재개 금지에 적극적으로 나서지 못하는 데에는, 향후 전쟁이 마무리되면 상대적으로 저렴한 러시아산 가스를 사용할 수 있다는 가능성이 있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한편 미국은 G7 회의를 통해 수출 금지 품목을 정하는 이른바 '네거티브' 방식이 아닌, 특정한 분야와 관련한 모든 수출을 자동으로 금지하는 '포지티브' 방식의 대 러시아 제재를 계획하고 있다고 <로이터> 통신이 14일 보도했다.
미국과 서방의 이같은 움직임에 러시아는 서방 외에 다른 국가들로 판로를 넓히고 있다. 특히 중국과 인도 등이 러시아 산 자원을 적극적으로 수입하면서 지난 4월에는 러시아의 원유수출이 사상 최고치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파이낸셜타임스>는 17일 국제에너지기구(IEA) 발표를 인용해 4월 러시아가 수출한 원유·석유제품이 830만 배럴 수준이었다고 보도했다. 이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직전인 2021년 평균치 750만 배럴과 침공 이후인 2022년 평균치 770만 배럴을 넘어서는 수준이다.
IEA는 러시아의 제품을 서방국가들이 아닌 중국과 인도가 구매에 나섰다고 밝혔다. 4월 기준으로 중국에 210만 배럴, 인도에 200만 배럴을 수출한 것으로 드러났다.
▲ 지난해 6월 독일 바이에른 알프스 엘마우성에서 열린 G7 회담에 참석한 정상들.ⓒ로이터=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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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호 기자(jh1128@pressi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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