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여년 만에 ‘기소유예’→‘죄 안 됨’ 변경
5·18민주화운동 당시 광주에 투입된 7공수 부대원들이 1980년 5월18일 금남로에서 대검을 착검한 채 광주시민들을 무자비하게 진압하고 있다. 광주에 가장 먼저 투입된 7공수는 5·18진압작전이 종료된 이후에도 열흘 동안 광주에 남아 무등산 등에서 작전을 계속했다. 고 신복진 사진가 가족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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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8 민주화운동과 관련해 과거 기소유예 처분을 받은 이들이 40여년 만에 ‘죄가 되지 않는다’는 판단을 받았다.
대검찰청은 과거 군검찰에서 혐의 인정을 전제로 기소유예 처분한 사건을 이송받아 지난해 5월부터 현재까지 총 61명에 대해 ‘죄가 안 됨’으로 처분을 변경했다고 14일 밝혔다.
앞서 이원석 검찰총장은 지난해 5월 총장 직무대리 당시 전국 검찰청에 5·18 민주화 운동과 관련해 유죄판결·기소유예 처분을 받은 사람들에 대한 명예회복 절차를 추진하도록 지시했다. 검찰은 윤석열 대통령이 검찰총장이던 2021년 2월 처음 처분을 변경한 이후 현재까지 총 86명에 대한 기소유예 처분을 ‘죄가 안 됨’으로 변경했다.
5·18 민주화운동 관련 유죄판결에 대해서는 5·18특별법에 따라 재심청구가 가능하다. 기소유예 처분에 대해서는 별도의 명예회복 절차가 없어 검찰이 직권으로 처분을 변경했다. 이는 ‘5·18 민주화 운동 관련 행위가 헌법의 존립과 헌정질서를 수호하기 위한 정당행위로서 범죄가 되지 아니한다’는 대법원 판례에 근거한 조치다.
1980년 4월 농성에 참여했던 대학생 박모씨, 1980년 5월 ‘계엄령을 해제하라’며 시위했던 종업원 유모씨, 1980년 8월 ‘광주시민 학살한 전두환을 처단하고 계엄 철폐하자’는 대자보를 부착한 대학생 이모씨 등이 기소유예 처분을 받았다가 ‘죄가 안 됨’으로 처분이 변경됐다.
검찰은 5·18 민주화 운동 관련자가 기소유예 처분 전 구금을 당했던 권리침해에 대해서도 구제해왔다. 전국 검찰청에 설치된 피의자보상심의위원회는 지난해 5월 이후 처분변경 대상자 총 55명에 대해 피의자보상금으로 총 13억3700만원 상당을 지급하기로 했다.
검찰은 5·18 민주화 운동으로 유죄판결을 선고받았던 피고인에 대한 직권재심도 추진해왔다. 2017년 12월부터 2021년 7월까지 3차에 걸쳐 전국 31개 검찰청에서 총 182명에 대해 직권재심 절차를 진행했다. 지난해 5월 이후 현재까지 5명에 대해 직권으로 재심을 청구했다.
이에 따라 1980년 5월 ‘부마항쟁에서 시민, 학생들이 피살되었다’ 등을 기재한 벽보를 부착해 징역 3년을 선고받은 시민 오모씨와 1980년 11월 여대 앞 다방에서 유인물 제작을 위해 집회를 개최했다가 징역 2년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받은 대학생 이모씨, 1980년 11월 유인물 770부를 출판하고 여대 내에서 유인물을 배포하고 낭독해 징역 1년을 선고받은 대학생 양모씨 등이 재심에서 무죄를 확정받았다.
이보라 기자 purpl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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