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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4 (일)

이슈 러시아, 우크라이나 침공

미 대사 "남아공, 우크라 침공 러시아에 무기 · 탄약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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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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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아프리카공화국이 우크라이나 전쟁을 위해 러시아에 무기를 제공했다고 주남아공 미국 대사가 공개적으로 비난했습니다.

남아공 정부는 미국 대사의 발언이 양국 간 협력과 파트너십 정신을 훼손한다며 실망감을 감추지 않았습니다.

뉴스24를 비롯한 다수의 현지 매체는 11일(현지시간) 루번 브리지티 주남아공 미국 대사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대해 중립 입장이라는 남아공이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의 러시아 군대에 무기를 공급한 것으로 확신했다고 보도했습니다.

브리지티 대사는 "지난해 12월 6∼8일 케이프타운 사이먼타운의 해군기지에 정박한 러시아 화물선에 주목하고 있다"며 "이 선박은 러시아로 돌아가기 전에 분명히 무기와 탄약을 실었다"고 전했습니다.

이어 미국 정부가 이 문제를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다며 "남아공이 중립을 지키기를 바란다"고 당부했습니다.

남아공 정부 대표단과 최근 미국을 다녀온 브리지티 대사는 이날 프리토리아에서 현지 언론매체 기자들만 초청해 기자회견을 열고 이같이 밝힌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브리지티 대사는 남아공이 러시아에 무기와 탄약을 공급했다는 정보가 얼마나 정확한지에 대한 질문에 목숨을 걸 수 있다고 답했다고 뉴스24는 전했습니다.

원로 정치인 시드니 무파마디 대통령실 국가안보특별보좌관 이끄는 남아공 대표단은 아프리카 국가들을 대상으로 관세 면제 혜택을 주는 미국의 아프리카성장기회법(AGOA) 혜택을 계속 받기 위한 교섭을 위해 최근 미국을 방문했습니다.

이 자리에서 미국 정부는 "남아공이 최근 러시아, 중국과 함께 한 해군 연합훈련의 시기에 대해서도 심각한 우려를 표명했다"고 브리지티 대사는 덧붙였습니다.

남아공은 지난 2월 22∼27일 동부 콰줄루나탈주의 리처드만 인근 인도양 해역에서 러시아, 중국과 해군 연합훈련을 실시했습니다.

당시 미국과 유럽연합(EU) 등 서방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1주년(2월 24일)과 기간이 겹쳐 비난했으나 남아공은 지역의 평화와 안정 유지를 위한 우호국 간의 군사 훈련일 뿐이라며 일축했습니다.

브리지티 대사의 이날 발언에 대해 남아공 대통령실은 우려를 표명하며 반발하고 나섰습니다.

대통령실은 저녁 늦게 배포한 언론 성명에서 "러시아에 대한 남아공의 무기 공급을 주장하는 브리지티 대사의 발언은 최근 미국 정부 관계자들과 무푸마디 특보가 이끄는 남아공 대표단 간 협력과 파트너십 정신을 훼손한다"고 지적했습니다.

대통령실은 "'레이디R'로 알려진 러시아 선박이 남아공에 정박했다는 것은 공공연한 사실"이라며 "항해 목적에 대해 여러 주장이 제기됐으나 현재까지 이런(러시아에 대한 무기 공급) 혐의를 입증할 증거가 전혀 없었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어 "정부는 은퇴한 판사가 주도하는 독립적인 조사를 시작했다"며 "최근 남아공 대표단과 미국 관리 사이에 미국 정보기관이 보유한 모든 증거를 공유한다는 합의가 있었다"고 전했습니다.

그러면서 "그럼에도 미국 대사가 이 문제에 대한 양국의 이해와 협력에 역효과를 내는 발언을 공개적으로 한 것은 실망스러운 일"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시릴 라마포사 대통령은 이날 의회에서 한 야당 의원의 관련 질의에 "해당 사안을 조사하고 있다"며 "늦지 않게 확인된 내용을 공유하겠다"고 답했습니다.

제1야당인 민주동맹(DA)은 이날 성명을 내고 "라마포사 대통령과 정부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적극적으로 개입하고 있는 게 확인됐다"고 비판했습니다.

한편, 사상 최악의 전력난이 이어지며 최근 3년 전 코로나19 팬데믹 초기 이후로 가장 낮은 수준까지 떨어진 남아공 화폐 랜드화의 가치는 이날 오후 남아공의 러시아 무기 공급 의혹이 제기되면서 낙폭을 키웠다고 블룸버그 통신이 전했습니다.

남아공은 극단적인 인종차별정책인 '아파르트헤이트'가 유지되던 옛 소련 시절부터 여당인 아프리카민족회의(ANC)를 지원했던 러시아와 공고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지난해 유엔에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략을 규탄하는 결의 채택에 기권한 국가 중 하나이기도 합니다.

(사진=AP, 연합뉴스)
소환욱 기자(cowboy@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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