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개숙인 태영호, 최고위원 사퇴…“尹과 당에 누끼쳐 사죄”(종합)

태영호, 정면돌파서 ‘자진사퇴’ 우회
중징계 피해가기 위한 사퇴 분석도
향후 거취 질의에…“뚜벅뚜벅 가겠다”
與 징계 앞둔 김재원은 ‘묵묵부답’

국민의힘 태영호 최고위원이 10일 오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최고위원직 자진 사퇴 의사를 밝히며 머리 숙여 사과하고 있다. [사진 = 연합뉴스]

태영호 국민의힘 최고위원이 9일 결국 최고위원직을 스스로 내려놓았다. 윤석열정부 출범 1주년을 맞는 날이자 당 중앙윤리위원회의 징계 심의를 앞두고 자진사퇴를 결정한 것이다.

당초 태 최고위원은 ‘자진 사퇴’ 압박에도 불구하고 정면 돌파하겠다고 강조했으나, 중징계 등을 피하고자 자진사퇴 카드를 선택한 것으로 보인다.

태 최고위원은 이날 오전 국회 기자회견장에서 최고위원직 자진사퇴 기자회견을 열었다. 그는 “저의 부족함으로 최근 여러 논란을 만들어 국민과 당원들, 당과 윤석열 정부에 큰 누를 끼쳤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오늘 윤석열 정부 출범 1년을 맞아 더 이상 당에 부담을 주고 싶지 않다”며 최고위원직을 사퇴하겠다고 밝혔다.

태 최고위원은 기자회견 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윤리위가 열린 이후에 오늘까지 지난 이틀 동안 정말 많은 고민을 했다”며 “(특히) 윤석열 정부 1주년 되는 날인데, 지난 1년 동안 제가 윤석열 정부를 위해서 무엇을 했으며 또 앞으로 무엇을 해야 할까 고민했다”고 말했다.

그는 “윤 대통령과 당 지도부가 오늘 오찬을 하는데, 오찬 자리에 갈 김기현 대표를 비롯해 우리 당 지도부를 바라보는 마음이 너무 괴로웠다”며 “당과 대통령, 정부에, 국민의힘 당원 동지들께 더는 누를끼치면 안 되겠다, 오늘 사퇴하는 것만이 현시점에서 당과 윤석열 정부, 또 우리 당원들의 기대에 맞는 길이라고 판단하고 오늘 결정했다”고 했다.

국민의힘 태영호 최고위원이 10일 오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최고위원직 자진 사퇴 의사를 밝히고 있다. [사진 = 연합뉴스]

태 최고위원은 ‘자진사퇴 결정 전 지도부와 용산과 소통이 있었는지’에 대한 물음에는 “없었다”고 일축했다.

그는 “어제저녁부터 여러 번 생각했고 어제는 오늘 윤리위가 열리기 때문에 대부분의 시간을 저를 지지해 주고 전국을 함께 다닌 후원자 및 지지자들과 제 거취를 많이 논의하는 시간을 가지고 오늘 아침에도 그분들의 의견을 많이 들어보다가 오전 9시에 기자회견장을 예약하고 10시에 (기자회견을 했다)”고 설명했다.

‘당 최고위원들의 불만이 있었는지’에 대해서는 “사실 제가 괴로웠던 것은 제 개인의 일탈 때문에 일부 최고위원분들까지도 불만이 큰 모습을 보면서 저 때문에 주변 분들이 부담과 마음의 부담을 드려서 안 되겠다고 생각했다”고 답했다.

이는 윤 대통령과 당 지도부 오찬에서 최고위원이 배제된 것과 관련, 장예찬 청년최고위원이 공개적으로 불만을 표한 데 대해 태 최고위원이 사과한 것으로 보인다.

국민의힘 태영호 최고위원이 10일 오전 국회 소통관에서 최고위원직 자진 사퇴 기자 회견 뒤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며 이동하고 있다. [사진 = 공동취재]

태 최고위원은 앞으로의 행보에 대해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는 “제가 지금 당면해서 주요 일정을 정해놓고 있어서 말한 것은 아니고, 제 역사적 사명은 한반도에 자유민주주의 역사적 사명을 목표로 두고 있고 뚜벅뚜벅 앞으로 가겠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윤리위 징계 심의를 앞두고 자진사퇴한 태 최고위원과는 달리 김재원 최고위원은 현재까지 자진사퇴 의사를 밝히지 않았다.

김 최고위원의 입장을 듣기 위해 매경닷컴이 여러 차례 연락을 취했으나, 전화를 받지 않았다.

태 최고워원의 자진사퇴로 김 최고위원 또한 자진사퇴의 뜻을 고심할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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