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6.29 (토)

이슈 미술의 세계

[책 한 모금]브랜드 심리학자, 메타버스를 생각하다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편집자주그 자체로 책 전체 내용을 함축하는 문장이 있는가 하면, 단숨에 독자의 마음에 가닿아 책과의 접점을 만드는 문장이 있습니다. 책에서 그런 유의미한 문장을 발췌해 소개합니다.
브랜드 심리학자인 저자는 고객의 관점에서 메타버스를 바라보고 경험 가치를 높이는 방안에 집중한다. 그리고 이를 위해 ‘심리학 관점’이 필요하다고 제안한다. 즉, 비즈니스 이전에 사람을, 기술 이전에 경험을 생각함으로써 가상공간을 바라보는 프레임을 바꾸자는 말이다. 저자는 어떤 경험을 했을 때 그 공간을 만족스럽게 기억할까?라는 질문을 바탕으로 온오프 공간에서의 감각 반응에 관한 연구부터 메타버스 자체에 관한 최신 논문을 샅샅이 뒤져 그 답을 찾아 나간다. 공간의 형태와 배치, 색과 온도, 제품의 진열, 아바타끼리의 상호작용까지, 가상공간의 설계에 따라 소비자의 반응이 어떻게 달라지는지를 촘촘하게 다룬다.
아시아경제

심리학에서 말하는 인지는 외부의 자극을 받아들여 반응하기까지 머릿속에서 일어나는 일련의 계산 과정을 의미한다. 즉, 가상공간에서 받아들인 다양한 감각 정보를 머릿속에서 처리하는 정보 처리 과정(주의, 지각, 해석, 기억 등)이라 할 수 있다. 가상세계를 연구하는 학자들은 인간의 인지, 태도, 행동 과정을 ‘경험’이라는 말로 표현하고, 가상공간에서 경험에 영향을 미치는 요소를 크게 두 가지로 본다. 바로 실감형 몰입(immersion)과 환경과의 상호작용(social interaction)이다. - 1장: 가상현실, 그 미묘함에 관하여, 36~37쪽

즉, 기업은 다양한 레이아웃의 가상스토어를 구축한 후 소비자의 구매 동기와 패턴에 적합한 유형의 매장을 제시하는 전략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 예를 들어, 빠른 시간에 원하는 제품을 구매하려는 실용적 소비 성향(utilitarian motivation)을 가진 소비자에겐 매장 이동의 편의성이 쇼핑의 즐거움보다 상대적으로 중요할 수 있다. 따라서 이들에게는 아방가르드 매장과 실용적 매정에서 쇼핑할 수 있도록 하는 편이 유리하다. - 3장: 메타버스에서 고객 만족 디자인하기, 81~82쪽

앞서 우리는 명품 브랜드가 출시하는 아바타용 저가 아이템이 기존 명품 고객에게 어떤 영향을 미칠지 물음을 던졌다. 브랜드 관광 효과를 적용하면 이 질문의 답을 어느 정도 추론해볼 수 있다. 제페토나 로블록스에서 몇천 원짜리 명품 신발과 옷을 구매한 십대가 나도 이제 명품 브랜드의 고객이라는 브랜드 이민자의 자세를 취한다면 기존 명품 브랜드 고객들은 브랜드에 대한 자부심이 낮아지고, 부정적인 태도와 행동을 취할 가능성이 높다. - 4장: 가상스토어에서도 감각 마케팅이 가능할까?, 112~113쪽

관여도 수준에 따라 쇼핑 경험에 더 긍정적인 효과를 주는 아바타 유형에 차이가 있는지 분석한 결과, 고관여의 경우 전문성(매력도 대비)이 높은 아바타 조건에서 쇼핑몰 만족도, 제품에 대한 태도, 구매 의도가 모두 높았다. 이러한 결과는 전문성이 높은 아바타의 경우 (고관여에서 중요한) 메시지 발신자에 대한 신뢰도가 높기 때문으로 해석할 수 있다. 반면 관여도가 중간 수준인 경우, 매력도가 높은 아바타가 더 효과적이었다. -6장: 우리는 아바타와 교감할 수 있을까?, 154쪽

가상현실에서 시각 정보만이 아니라 촉각의 피드백을 함께 제공할 경우 신체 소유감과 실재감이 증가했으며 완벽한 촉각이 아닌 유사 자극, 즉 초음파 피드백만으로도 유의미한 효과가 나타났다. 이는 신체 소유감이 심리적 소유감을 높이고 제품 가치를 긍정적으로 평가하도록 만든다는 기존 연구를 참조해볼 때, 촉각 피드백의 중요성과 의미를 잘 보여준다. - 7장: 가상으로 만지고 느끼고 소유한다는 것, 174~175쪽

따뜻함이 중요한 서비스로 노인 돌봄 서비스를, 능력이 중요한 서비스로 금융 서비스를 각각 선정하였으며, 광고에서 목소리 높낮이에 변화를 준 후 광고 효과(구매 고려, 추천 의도, 기대 만족도)를 측정하였다. 그 결과 노인 돌봄 서비스는 높인 목소리일 때, 재무 서비스는 낮은 목소리일 때 광고 효과가 좋았다. 이는 ‘높인 목소리 = 따뜻함’이라는 기억 연상의 연결고리를 확인함과 동시에 높은 목소리 톤이 항상 평가에 유리하지는 않음을 보여준다. - 8장: 온도는 사람의 선택을 바꾼다, 200쪽

이는 기업이 메타버스 가상현실에서 소비자에게 노출하는 사전 시각 정보를 신중하게 설계할 필요가 있음을 보여준다. 최근에는 미국의 메타버스 플랫폼 개발 업체인 스페이셜(spatial)과 같은 기업들이 가상건물의 로비와 매장 입구에 NFT 미술 작품을 전시하고 있다. 이러한 NFT 작품들은 기업이 의도하지 않게 시각적 점화를 유발함으로써 소비자의 평가 기준을 바꿀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 9장: ‘점화 효과’를 알고 제품을 진열할 때, 224쪽

브랜드 심리학자, 메타버스를 생각하다 | 김지헌 지음 | 갈매나무 | 256쪽 | 1만8000원



서믿음 기자 faith@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