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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일 통계청 국가통계포털에 따르면 지난 3월 30대 여성 고용률은 67.1%, 경제활동참가율은 69.2%로 월간 기준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각각 지난해 같은 달보다 4.2%포인트 올랐다. 실업자 구직기간을 1주에서 4주로 개편한 1999년 6월 이후부터로 따져봤을 때 가장 높다.
연령대별로 봤을 때 30대가 가장 높았다. 3월 기준 20대 여성 고용률은 63.4%, 40대는 64.8%를 기록했다. 이는 10년 전과는 다른 흐름이다. 2013년 같은 달을 보면, 20대 여성 고용률이 57%, 30대 54.2%, 40대 63.1%다. 주로 사회생활을 시작하는 때인 20대에 고용률이 올랐다가 출산·육아 등을 이유로 30대에 소폭 감소한다. 그러다 자녀를 어느 정도 키운 나잇대인 40대에 고용률이 다시 치솟는 게 이전까지 보편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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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때문에 여성의 경력단절을 ‘M-커브’로 설명하기도 했다. 연령별 여성 고용률을 그래프로 그렸을 때 30대에 고용률이 하락하는 모양이 알파벳 ‘M’과 닮았다고 해 붙은 이름이다. 그러나 지난달엔 30대에 여성 고용률이 최고점을 찍고, 40대는 떨어졌다가 50대에선 다시 오르는 모양새다. 30대에 위치하던 M-커브의 아래 꼭짓점이 최근 들어 40대로 옮겨가고 있다는 풀이가 나온다.
결혼 연령이 올라가고, 아이를 낳는 시기 또한 함께 늦어진 게 M-커브가 뒤로 밀린 이유다. 지난해 여성의 평균 첫째아 출산연령은 33세로, 10년 전인 2012년(30.5세)보다 2.5세 높아졌다. 전체 출산 중 어머니 나이가 35세 이상인 비중은 2012년 18.7%에서 지난해 35.7%까지 증가했다. 2002년엔 이 비중이 8.2%에 불과했는데 20년 사이 4배 이상 늘었다. 30대가 아닌 40대에서 여성 고용률이 감소하는 경력단절로 인한 효과가 나타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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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합계출산율이 역대 최저인 0.78명을 기록하는 등 출산 건수 자체도 줄었다. 지난해 출생아 수도 24만9000명으로 역시 가장 적다. 여기에 고용시장에 여성이 참여하는 행태가 과거와 달라졌다. 여성의 교육과 임금 수준이 올라간 만큼 일을 그만두거나 쉬지 않고 계속 맞벌이를 하는 경우가 일반적이다.
이 때문에 M-커브의 기울기가 완만해졌다. 2003년엔 3월 기준으로 30대 여성 고용률은 53%로, 20대(57.1%)보다 4.1%포인트 낮고, 40대(61.3%)보다 8.3%포인트 낮다. 지난 3월엔 고용률이 낮아지는 시기인 40대에서 고용률 64.8%로, 30대(67.1%)와 50대(67.1%)보다 2.3%포인트 낮게 나타났다. M자 형태를 형성하기는 하지만, 등락 폭이 이전과 비교해 크지 않았다.
신자은 KDI 국제정책대학원 교수는 “여성의 혼인과 출산 연령이 늦어지면서 고용률이 떨어지는 연령대도 뒤로 밀린 것으로 보인다”며 “M-커브가 점차 완화하고 있는데 일과 양육을 병행할 수 있는 제도가 정착한 것보다 결혼이나 출산 대신 커리어를 선택하는 분위기가 형성된 영향이 클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여성의 사회 참여율이 높은 독일이나 북유럽 등 선진국은 M-커브 형태가 거의 나타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한편 30대 여성 취업자 증가세는 남성과 비교하면 더욱 두드러진다. 지난 3월 30대 여성취업자가 217만6000명, 남성 취업자가 312만8000명으로 여성보다 남성이 많긴 했지만, 여성 취업자는 2021년 12월부터 16개월 연속 증가세다. 반면 남성은 지난해 2월부터 14개월 연속으로 줄었다.
세종=정진호 기자 jeong.jinh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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