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미크론 규모 전파 확률 40%” 주장도
2020년 4월 뉴욕 브루클린의 한 병원에서 임시 영안실 역할을 하는 냉동트럭으로 코로나19로 사망한 환자의 시신이 옮겨지고 있다. 브루클린=AFP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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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보건기구(WHO)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국제 공중보건 비상사태를 해제하면서 3년 4개월 만에 비로소 찾아온 자유. 그러나 안심하기는 이르다. 2년 내로 오미크론 바이러스와 같은 변이가 다시 찾아와 유행할 가능성이 있다는 경고가 나오면서다.
5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포스트(WP)는 전염병 전문가들이 “향후 2년 동안 코로나19 오미크론 변이에 필적하는 변이 바이러스가 발생할 확률이 약 20%”라는 의견을 백악관에 전달했다고 보도했다. 백악관은 이달 11일로 예정된 코로나19 공중비상사태 종료를 앞두고 바이러스, 면역생물학 등 전문가 10여 명과 백신과 치료를 회피하는 변이 바이러스의 발생 가능성에 대해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자리에서 프레드 허친슨 암센터의 트레버 베드퍼드 연구원은 2020년 초 시작된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오미크론과 같은 규모의 변이 전파가 한 번 있었다는 점 등을 근거로 “현시점부터 2025년 5월까지 같은 규모의 전파가 일어날 확률이 40%에 달한다”라고 예측하기도 했다.
변이 코로나19 바이러스 오미크론은 델타 변이가 우세종이 된 지 몇 개월 만에 남아프리카에서 최초로 보고됐다. 각국이 입국을 규제하고 백신을 의무화한 상황에서도 6개 대륙을 모두 뚫는 등 우후죽순처럼 퍼졌다. 2021년 12월 이후 발생한 미국 내 코로나19 환자 대다수는 오미크론과 그 하위 변이에 의한 확진자였다. 이런 상황에서 또다시 변이가 출몰해 오미크론과 맞서는데 적응된 면역체계를 다시 공격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코로나19는 사라지지 않아”
2020년 8월 영국 그레이터멘체스터주 올덤에서 코로나19 확산을 막으려는 마스크를 착용한 남성이 지역과학센터 바깥의 바이러스 그림 앞을 지나고 있다. 올덤=로이터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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캘리포니아 스크립스 중개연구소(SRTI)의 에릭 토폴 소장은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사라지지 않는다는 사실을 사람들이 이해하지 못한다”고 말했다. 그는 면역력이 약해진 사람에게 바이러스가 들어가 잠복기를 거쳐 진화해 타인에게 새 변이를 전파할 수 있다면서 “더 병원성이 강하고 악성이며 더 심각한 질병을 일으킬지는 알 수 없으나 더 많은 전염으로 이어질 수는 있다”고 설명했다. 오미크론과 하위 변이들 역시 이전보다 전파력이 강했다.
다만 변이가 나오더라도 후천 면역을 담당하는 T세포가 바이러스를 상대할 수 있으리란 주장도 있다. 댄 바로우치 하버드 의과대학 교수는 “지금까지 어떤 변이체도 T세포를 피하진 못했다. 팬데믹의 숨은 영웅”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만약 새로운 변종이 T세포를 피한다면 우리는 ‘원점’으로 돌아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런 전문가들의 예측은 사람들을 공포에 떨게 하려는 목적이 아니다. 사실상의 ‘코로나19 종식’이 찾아왔지만 변이 바이러스 위협에 대비하기 위한 조치는 앞으로도 필요하다는 취지다. 베드퍼드 연구원은 WHO와 미국의 비상사태 해제에 대해서는 이해한다면서도 “팬데믹이 끝나더라도 풍토병인 코로나19는 여전히 주요한 공중보건 문제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전혼잎 기자 hoihoi@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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