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히 천문학적인 예산 투입에도 성과가 미진한 저출생·고령화 부문은 잘못하고 있는 대책(82%)으로 지목됐다. 정부는 2006년 이후 저출생 대응에 예산 332조원을 쏟아부었지만 같은 기간 합계출산율은 1.13명에서 0.78명으로 급감해 세계 꼴찌 수준으로 처졌다. 윤석열 정부가 출범한 이후에도 효과적인 대책을 내놓지 못하면서 저출산 문제를 사실상 해결하지 못하고 있다고 질타한 셈이다.
CEO들은 저출산 기조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주는 사업 위주로 정책을 재구조화하고, 전달 체계를 효율화하는 작업이 필요하다고 꼬집었다.
익명을 요구한 한 CEO는 "저출생·고령화 속도가 심각한데 정책 대응이 부실하다"며 "고부가가치 창출을 이끌 수 있는 성장정책 처방이 시급해졌다"고 말했다.
실제로 매일경제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장기 성장 전망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한국의 연평균 잠재 성장률은 2010~2020년 3.09%에서 2020~2030년 1.89%까지 줄어든 후 2050~2060년에는 -0.03%로 마이너스 상태에 빠진다.
2001~2005년 잠재성장률이 5.1%였다는 데 비춰 보면 불과 20여 년 사이에 경제 체력이 반 토막 난 후 역성장 상태에 빠지게 되는 것이다.
최근 생산성 정체가 잠재성장률을 갉아먹고 있는 현상이 두드러진다. 잠재성장률은 자본, 노동과 총요소생산성(기술개발·경영혁신 등 무형 효과)으로 구성된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2021~2022년 잠재성장률은 2.0%로 추정되는데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총요소생산성(0.9%포인트)이 1%포인트 이내에서 정체되며 성장이 일어나지 않고 있다. 즉 돈과 노동력을 쏟아부어도 기술, 경영혁신 등이 약해지며 한국 장기 성장률이 깎여나가고 있다는 뜻이다. 저출산 고령화로 생산가능인구(15~64세)가 급감하고 있는 점도 저성장을 부채질하고 있다. OECD에 따르면 2010~2020년 연평균 0.55%씩 성장했던 잠재 생산가능인구는 △2020~2030년 -0.21% △2030~2040년 -1.1% △2040~2050년 -1.41% △2050~2060년 -1.39%로 가라앉을 전망이다.
윤석열 정부가 집권 2년 차를 맞아 가장 역점을 둬야 할 분야로는 응답자 중 72%가 경제 활성화를 최우선으로 꼽았다. 이어 3대 개혁 완성(16%), 여야 협치(5%) 등을 주문하는 목소리가 뒤를 이었다.
한 CEO는 "경제를 활성화한다는 것은 모든 정책을 포괄하는 것"이라며 "결국 문제는 경제"라고 강조했다. 또 다른 CEO는 "윤석열 정부의 외교안보 정책은 긍정적이나 저성장 고착화와 수출 부진, 고용 감소 부문에서는 정부 역할을 더 확대할 필요가 있다"고 답변했다.
또 다른 CEO는 "전 세계 경제위기 속에서 대한민국의 경제정책과 비전을 새롭게 하려면 신성장 동력을 개발하고 발전할 수 있는 정책이 필요하다"며 "기업이 새로운 산업을 찾고 발전할 수 있는 지원과 협력 규제 완화 조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정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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