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유소 6곳 바지사장 바꿔가며… 90억대 무자료 경유 팔았다

연합뉴스

조세를 포탈하기 위해 세금계산서도 없이 이른바 '무자료 거래'로 경유 90억원어치를 유통한 일당이 재판에 넘겨졌다.

수원지검 안산지청 형사1부(부장 허성환)는 석유사업법 및 조세범처벌법 위반 등 혐의로 무자료 경유 공급책 A씨 등 5명을 구속 기소하고, 주유소 명의를 빌려준 '바지사장' 등 9명을 같은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다고 3일 밝혔다.

A씨는 2021년 10월부터 지난해 5월까지 경기 지역 주유소에 20억원대 무자료 경유를 판매하고, 지난해 5월부터 올해 1월까지는 다른 사람 명의로 경기와 충청 소재 주유소를 운영하며 32억7000만원대의 무자료 경유를 판매한 혐의를 받는다.

A씨 등 일당은 2021년부터 최근까지 경기와 충청 지역에서 '달리기 주유소'(명의상 대표를 바꿔가며 단기간 불법 운영하는 주유소) 6곳을 운영하면서 조직적으로 6개월에서 1년마다 바지사장을 바꿔 총 90억원대 경유를 세금계산서 없이 판매해온 것으로 드러났다.

이들의 탈세 금액은 약 10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9월 경기도 공정특별사법경찰단으로부터 무자료 경유를 공급받은 혐의를 받는 화성시 소재의 한 주유소 대표 사건을 넘겨받은 검찰은 해당 대표가 주유소 운영 지식이 없는 것을 의심해 수사에 착수했고, 보완 수사 끝에 A씨 일당을 적발했다.

이들과 함께 '바지사장' 역할을 맡은 상당수는 경찰 단속 당시 주유소 운영자라고 허위 진술해 전과자가 되거나, 주유소 폐업 후에 대출금과 체납세금을 부담하게 돼 신용불량자로 전락했다고 검찰은 설명했다.

검찰은 이들이 유통한 무자료 경유의 출처 등에 대해서도 추가로 확인하고 있다.

김은빈 기자 kim.eunb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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