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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6 (화)

이슈 세계와 손잡는 K팝

작곡부터 연주, 노래까지...AI가 그리는 K팝 새로운 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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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작곡부터 연주, 노래에 이르기까지.... K-팝이 그리는 ‘새로운 미래’는 AI(인공지능)로 향해 있다. 대형 기획사들은 일찌감치 AI 기술 활용을 통한 영역 확장을 시작, 가상세계에서 K-팝의 비전을 그려가고 있다.

유영원 한국전자통신연구원 실장은 “음악 산업에서 인공 지능은 제작부터 편곡, 연주, 유통까지 모든 분야에 활용되고 있다”며 “이 과정에서 생산성은 월등히 높아지고, 향후 기존에 없던 완전히 새로운 사업 모델도 나올 것”이라고 내다봤다.

가장 선구적인 역할을 한 것은 SM엔터테인먼트다. SM은 2020년 ‘메타버스 아이돌’이라는 타이틀과 함께 ‘4세대 K-팝 그룹’의 시장을 연 에스파를 내놨다. 당시만 해도 에스파에 대한 온전한 이해는 쉽지 않았다. 현실 세계의 멤버 카리나(한국), 지젤(일본), 윈터(한국), 닝닝(중국)과 이들에 대응하는 가상 세계의 아바타 멤버가 함께 존재한다는 독특한 세계관을 가졌기 때문이다. 4인조이면서, 현실 멤버의 ‘또 다른 자아’인 아바타가 포함된 8인조이기도 한 에스파는 지난 3년여간 기술의 진화와 함께 메타버스 세계에 가장 자연스럽게 녹아든 그룹이 됐다.

카카오엔터테인먼트도 이 분야에 진작에 뛰어들었다. SM 인수 이후, 에스파까지 품은 만큼 독자적 영역 구축이 예상된다. 카카오엔터의 ‘가상 아이돌’은 두 팀이다. 메타버스와 연계한 가상 아이돌로 2023년 1호 걸그룹으로 데뷔한 메이브(MAVE:)와 버추얼 아이돌 데뷔 서바이벌 프로그램 ‘소녀 리버스’를 통해 데뷔한 피버스(Fe:verse)다.

메이브는 감정의 자유를 찾아 미래에서 온 4명의 아이들이 2023년 지구에 불시착했다는 세계관을 갖고 태어났다. 소속사는 넷마블에프앤씨의 자회사인 메타버스엔터테인먼트. 카카오엔터가 투자자다. 메이브는 태생부터 다르다.

기존의 가상 아이돌은 버추얼 휴먼이 먼저 제작된 후 엔터테인먼트 회사가 합류해 다양한 활동을 매니지먼트하는 구조였다. 반면 메이브는 기획단계부터 카카오엔터가 참여했다. 음악IP의 기획과 제작, 투자, 유통 등 그동안 음악 사업에서 쌓아온 노하우와 경험을 바탕으로 추진한 프로젝트인 셈이다.

메이브의 곡을 만든 맥쓰송 프로듀서는 “메이브 제작 당시 이 팀이 4세대 K팝 그룹으로 분류될 것인가에 대한 고민을 오래 했다”며 “4세대의 경쟁보다는 ‘가상’이라는 특장점을 살리기로 방향성을 잡았다. 기존 K팝의 요소인 코드의 변화나 친숙한 음색을 넣고, 현재 K팝 그룹들의 홍보 마케팅 과정을 따라 4세대 K팝 팬덤이 받아들이는 데에 어렵지 않도록 했다”고 말했다.

피버스는 오는 9일 데뷔를 앞두고 있다. 정체를 숨긴 전현직 아이돌 30명이 가상 서바이벌 세계에서 실력을 겨룬다는 이색적인 포맷의 버추얼 서바이벌 예능 프로그램을 통해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줬다. 사람처럼 정교하게 만든 가상 인간이 아닌 만화 같은 2D 캐릭터를 구현한 버추얼 아이돌이라는 점도 독특하다.

굴지의 엔터사들은 인공지능을 지속가능한 K-팝을 위한 미래 먹거리로 꼽고 있다. 방시혁 하이브 의장은 최근 미국 음악 매체 빌보드 매거진을 통해 “인공지능 기술은 하이브의 다음 핵심 전략 중 하나”라며 “인간의 목소리를 완벽하게 복제할 수 있는 인공지능 기술 기업 슈퍼톤을 인수, 5월 공개 예정인 협업 프로젝트인 ‘프로젝트 L’을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혁신적인 기술’이 결합한 가상 아이돌 프로젝트는 IP 확장 가능성을 증명했다는 점에서 K-팝 산업의 진화를 보여준다. 뉴욕타임즈, 로이터 등의 외신은 “메이브를 기존의 메타버스 엔터테인먼트 단계에서 한 발 나아간 선진 사례”라고 평가했다. 고승희 기자

sh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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