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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8 (토)

이슈 스마트폰 소식

‘아이폰’ 제조업체 애플이 통장을 내놨다고? [글로벌 이슈 인사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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年4.15% 파격 예금…美금융업계 흔들까?


글로벌 빅테크 기업 애플이 연 4%대 이자가 붙는 예금 상품을 출시하면서 금융업계에 지각변동을 몰고올 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습니다.

지난 3월 실리콘밸리은행(SVB) 파산 사태 이후 미국 중소형 은행들에서 예금 인출이 늘어난 상황에서 고수익 상품에 돈이 쏠리는 ‘머니 무브’ 현상이 가속화할 것으로 보이는데요.

빅테크 기업이 금융 영역으로 영토를 확장하면서 찻잔 속 태풍에 그칠지, 금융권을 뒤흔들 메기가 될지 주목됩니다.

매일경제

애플이 공개한 아이폰 월렛의 저축계좌 모습. 신용카드인 ‘애플카드’ 사용자를 대상으로 자유로운 입출금, 계좌 이체 서비스 등을 제공한다. [사진제공=애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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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은 지난 17일 골드만삭스와 손잡고 ‘애플 카드’ 사용자를 대상으로 연리 4.15%인 예금계좌 개설 서비스를 시행한다고 발표했습니다.

미국 저축예금 평균 이자율인 0.37%의 10배가 넘습니다.

미국 전체 은행이 내놓은 예금 상품 중에서도 금리가 열한 번째로 높은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계좌를 만드는 데 드는 수수료나 최소 예금 조건도 없습니다.

계좌에 예치할 수 있는 최대 금액은 연방예금보험공사의 지급보증 상한선인 25만달러입니다.

미국 내 신용 승인을 받은 애플카드 발급자에 한해 계좌 개설이 가능하고 미국 내에서만 서비스가 가능합니다.

애플은 작년 10월 글로벌 투자은행 골드만삭스와 손잡고 저축계좌를 내놓겠다고 밝힌 지 6개월 만에 아이폰 월릿 애플리케이션(앱)에서 상품을 출시한 건데요.

아이폰에 금융서비스를 접목해 아이폰 생태계를 강화하려는 애플의 전략과 골드만삭스가 애플을 통해 고객을 확보해 소매 금융을 강화하려는 전략이 맞아 떨어졌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외신은 애플이 고금리 상품을 내놓으며 사실상 은행들과 예금 경쟁에 뛰어들었다고 평가했습니다.

그동안 애플은 더 많은 수익을 창출하면서도 소비자를 애플 플랫폼에 고정시키는 방법을 고민해왔습니다.

이를 위해 최근 몇 년 동안 금융 상품을 점진적으로 확대해왔습니다.

2012년에는 디지털 지갑 ‘월릿’을 선보였고, 2014년 모바일 결제 ‘애플페이’에 이어 2017년 메시지를 통한 개인 간 송금 서비스 ‘애플캐시’를 내놨습니다.

2019년에는 골드만삭스와 제휴한 신용카드인 ‘애플카드’를 공개했습니다.

최근에는 사실상 단기 대출 서비스를 시범 출시했고 장기 대출인 ‘애플페이 먼슬리 페이먼트’도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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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결과 애플 금융서비스 매출 비중은 2012년 8.2%에서 2022년 19.8%로 최근 10년 사이에 두 배 넘게 늘었습니다.

‘실적 부진’을 겪고 있는 골드만삭스에 애플과의 제휴는 새 돌파구가 될 수 있습니다.

지난해 골드만삭스는 투자금융과 자산운용 부문 매출이 급감한 여파로 연간 순이익이 48% 감소했습니다.

다만 애플의 금융 분야 진출로 미 중소은행들은 큰 타격을 입을 것으로 보입니다.

블룸버그는 “기술 기업의 영향력을 금융시장으로 확대하고 있는 애플은 잠재적으로 다른 금융회사들에 대한 압박을 가중시키고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특히 지난달 SVB 파산 여파로 예금자들이 더 높은 수익률을 추구하거나 JP모건 등 안전한 곳으로 돈을 옮기면서 중소은행들이 퇴출 위기를 맞고 있는데, 여기에 애플까지 가세하면서 중소은행들의 어려움이 더 커질 것이라고 분석했습니다.

지난 1분기 찰스슈와브, 스테이트스트리트, M&T 등 미국 대형 금융회사들에서 인출된 예금 규모는 600억달러(약 79조원)에 달합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디지털 결제 부문에서는 애플페이가 지배적이지만, 저축 계좌와 관련해서는 더 많은 경쟁자가 있다”면서 “연 4.15% 금리는 일반 저축 계좌보다는 높지만 일부 온라인 은행은 연 5%의 높은 금리를 제공하기도 한다”고 전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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