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8월 반기문 전 UN 사무총장이 우크라이나 초청으로 우크라이나 키이우를 방문한 자리에서 안드리 예르막 우크라이나 대통령실 실장과 합동브리핑을 열고 발언하고 있다. /로이터=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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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기문 전 UN 사무총장이 쿠데타 후 군부 통치를 받고 있는 미얀마를 방문했다. 반 전 총장이 미얀마 민주화 운동의 상징인 아웅산 수치 전 국가고문의 석방을 요구하려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24일(현지시간) AFP통신 등에 따르면 반 전 총장은 전날 밤 미얀마에 도착했다.
미얀마 관영매체 '글로벌 뉴 라이트 오브 미얀마'는 반 전 총장이 미얀마 국방부 차관과 회담했다고 전했다. 매체는 반 전 총장이 국제원로그룹 '디 엘더스'(The Elders)의 멤버라고 보도했으나, 반 전 총장이 미얀마를 찾은 이유 등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미얀마는 민족주의 군사정권 준타가 통치하고 있다. 2021년 2월 수치 전 고문이 이끄는 국민민주연맹이 총선 압승으로 민주주의 정권을 수립하려 했으나, 군부가 이에 불복해 쿠데타를 일으켰다. 준타 정권은 국제사회 비난을 무시한 채 반대세력을 무력 진압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수치 전 고문은 부패, 선거법 위반, 국가 기밀 누설 등 혐의로 지난해 미얀마 대법원에서 징역 33년을 선고받고 복역 중이다. 수치 전 고문의 재판은 비공개로 진행돼 인권침해라는 논란이 있었다. UN이 긴급 파견한 놀린 헤이저 특사가 수치 전 고문과 접견하게 해달라고 요청했으나 군부는 이를 거절했다. 이에 헤이저 특사는 다시는 미얀마를 찾지 않겠다고 반발했다.
반 전 총장은 유엔 사무총장으로 재직할 때 수차례 미얀마를 방문해 군부 정권과 협상한 적이 있다. 2009년에는 군부 독재자 탄 슈웨를 만나 수치 전 고문의 석방을 요구했다. 당시 탄 슈웨는 수치 전 고문을 만나게 해달라는 반 전 총장의 요청을 거절했으나, 이듬해 국제사회 압박에 못이겨 이듬해 수치 전 고문을 석방했다.
2016년 반 전 총장은 다시 미얀마를 방문해 수치 전 고문을 찾아 국제사회의 지지를 표명하는 한편, 수치 전 고문을 도와 소수민족 군사 세력들과 화해 협정을 끌어냈다.
김종훈 기자 ninachum24@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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