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수정 경기대학교 범죄심리학과 교수.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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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수정 경기대학교 범죄심리학과 교수는 최근 10대 학생이 소셜미디어로 극단적 선택을 하는 장면을 생중계한 사건 관련해 해당 학생이 활동한 것으로 알려진 온라인 커뮤니티 디시인사이드의 '우울증 갤러리'를 두고 "최악의 조합이 전부 다 있는 진화된 n번방"이라고 평가했다.
이 교수는 지난 20일 CBS 라디오 '박재홍의 한판승부'에 출연해 "3년 전 n번방만 해도 당시에는 마약이 이렇게까지 일반화되지 않았고, 또 자살이 이렇게 방치되지 않았는데, 코로나19를 지나면서 이 모든 것이 결합한 형태로 '우울증 갤러리'라는 곳에서 범죄로 이어지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어 "그 안에는 자살 영상만의 문제가 아니라 성착취물 영상도 있을 것으로 추정이 되고, 이들이 마약을 한 흔적들이 존재한다"며 "그런 와중에 익명성을 이용해 자살을 조장하고 심지어는 강요하는 듯한 상황까지 전개되고 있어서 단순히 성착취물을 사고파는 정도를 넘어서고 있는 거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고 밝혔다.
이 교수는 "우울증을 앓는 미성년자들의 경우 부모님께 이야기해 봤자 성적이 제대로 나오지 않아서, 혹은 사춘기의 문제 등으로 간과하다 보니 호소할 곳이 없다"며 "그래서 비슷한 사람끼리 상의하는 온라인으로 모여든다"고 말했다.
그는 "이렇게 10대가 문제를 해결하는 방식을 악용해 미성년자들을 착취하려는 사람들이 있다"며 "이 사람들을 2차, 3차로 피해를 주는 사건들이 지금 벌어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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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양, 자살 결심한 태도와 다른 부분 있어"
이 교수는 극단적 선택을 한 10대 학생 A양이 남긴 영상에서 "자살을 결심한 사람의 태도와 다른 부분이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A양을 보면 굉장히 불안정하고 불안한 정서를 호소하는 게 아니라 감정이 고양된 것처럼 웃음을 보인다"며 약물 가능성을 시사했다.
그러면서 A양과 극단적 선택을 계획한 것으로 알려진 B씨에 대해 "경찰이 자살방조 혐의로만 입건하는 것이 아니라 약물 수사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경찰은 '신대방팸'이라 불리는 우울증 갤러리 이용자들을 조사하고 있다. 이들은 2020년 말부터 서울 동작구 신대방동의 한 다세대주택을 근거지로 삼아 숙식을 함께 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또 방송통신심의위원회에 공문을 보내 우울증 갤러리 게시판의 일시 차단을 요청한 상태다.
현예슬 기자 hyeon.yeseul@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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