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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27 (금)

치킨, 커피값 고공행진에…농림부, 인상 ‘자제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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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식업계 불러 요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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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명동 시내에 식당 메뉴 가격표가 놓여 있다. [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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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치킨·커피·햄버거 등 외식 프랜차이즈 업계에 가격 인상을 자제해달라고 공식 요청했다. 고공행진하는 외식물가를 잡는 데 외식업계가 앞장서 달라는 것이다. 하지만 업계는 인건비와 공공요금 등이 크게 오른 만큼 식품 가격을 낮추기는 어렵다며 난색을 표했다.

농림축산식품부는 21일 외식 프랜차이즈 업계를 대상으로 물가 안정 간담회를 열었다. 업계에서는 스타벅스 코리아·롯데GRS·교촌에프앤비·bhc·제너시스BBQ·맘스터치 등 관계자가 참석했다.

농식품부가 이번 간담회를 마련한 것은 치솟는 외식물가 때문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달 외식물가는 1년 전보다 7.4% 올랐다. 지난해 연간 외식물가 상승률은 7.7%로 1992년(10.3%) 이후 30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에 농식품부는 간담회를 통해 업계에 식품 가격 인상 자제를 요구했다. 최근 주요 식재료 가격이 떨어져 각 업체의 원가 부담이 줄어든 만큼 업체가 판매하는 식품 가격도 올리지 말아야 한다는 것이다. 이날 간담회를 주재한 농식품부는 “외식 프랜차이즈 업계와 관련 협회에서 당분간 가격 인상을 자제하는 등 밥상물가 안정을 위해 최대한 협조해달라”고 말했다.

음식 물가 오르니 생산자물가지수까지 상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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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시민이 서울 성동구 이마트24 매장에서 밀키트를 고르고 있다. [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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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외식 프랜차이즈 업계에 가격 인상 자제를 촉구한 배경에는 먹을거리 물가가 계속 오를 수 있다는 우려가 깔린 것으로 분석된다. 먹을거리 물가 상승은 숙박비 물가 상승과 함께 생산자물가가 오르는 데 영향을 미쳤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달 생산자물가지수는 전월보다 0.1% 상승한 것으로 조사됐다. 생산자물가지수는 국내 생산자가 국내 시장에 공급하는 상품·서비스 가격의 변동을 종합한 수치다. 생산자물가는 지난해 말 하락하다가 올해 1월(0.4%)과 2월(0.2%)에 이어 지난달까지 3개월 연속 오름세를 이어갔다.

서정석 한은 경제통계국 물가통계팀장은 “농산물이 내리고 산업용 도시가스 등 에너지 가격도 내렸지만 화학제품 등을 중심으로 공산품이 오르고 음식·숙박을 중심으로 서비스도 올랐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서비스 품목은 음식·숙박(0.7%) 분야 오름세에 힘입어 전월보다 0.1% 상승했다. 공산품은 석탄·석유제품(-1.3%)이 지난해 유가 급등에 따른 기저효과로 하락했지만 화학제품(0.7%)이 오르며 전체적으로 0.2% 상승했다. 지난달 국내공급물가지수는 전월보다 0.8% 상승했다. 이 지수는 생산자물가지수와 수입물가지수를 결합해 산출하는 것이다.

인건비 상승에 공공요금 인상까지…업계 “가격 못 내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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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킨이 조리되는 모습. [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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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업계는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이미 원·부재료 가격이 오를 대로 오른데다 인건비·임차료, 전기·수도세 등 전반적인 가게 운영 비용이 크게 증가한 상황에서 음식 가격을 인하하는 것은 어렵다는 입장이다.

한 커피업계 관계자는 “커피 원두의 경우 순수한 생두는 가격이 조금 안정됐을지 모르지만 로스팅을 거친 원두 가격은 높은 인건비 등 영향으로 많이 올라간 상태”라고 전했다. 커피업계는 지난해 1월 스타벅스코리아를 시작으로 탐앤탐스, 할리스, 커피빈, 엔제리너스, 이디야 커피, 폴바셋 등이 잇달아 일부 메뉴 가격을 인상했다.

시카고선물거래소(CBOT)에 따르면 국제 밀 가격은 20일 현재 t당 251달러로 2022년 4월(392달러)보다는 약 36% 하락했지만 같은 달의 가격을 2년 전(199달러)과 비교하면 상승폭은 26.1%가 된다.

한 치킨 프랜차이즈 관계자는 “국제시장에서 밀가루나 곡물, 기름 가격이 안정되더라도 외식업체에서는 원재료를 수입·가공해 판매하는 식품회사를 통해 공급받기 때문에 국제 시세가 떨어진다고 원재료 부담이 떨어지는 게 아니다”라고 말했다.

소상공인인 프랜차이즈 점주, 손실 감내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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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의 한 버거 프랜차이즈 매장 모습. [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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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프랜차이즈 브랜드의 경우 가맹점을 운영하는 점주 대부분이 소상공인이라는 점에서 가격 동결이나 인하를 통해 이들에게 손실을 감내하도록 하는 것은 가맹사업 특성상 쉽지 않다는 설명이다.

한 버거 프랜차이즈 관계자는 “인건비나 배달수수료, 임차료 같은 운영비용이 원재료비보다 더 큰 부담인데 실제 매장을 운영하는 가맹점주들의 생업을 위해서라도 가격 인상은 불가피했다”고 설명했다.

맥도날드, 버거킹, 맘스터치 등 주요 버거 프랜차이즈들은 지난해 두 차례 가격 인상 후 수개월 만인 올해 초에도 잇달아 메뉴 가격을 인상했다.

이에 따라 단품 기준 맥도날드 ‘빅맥’은 5200원으로 2년 전(2021년 4월) 가격 대비 20.9% 올랐고 같은 기간 버거킹 ‘와퍼’는 16.4%, 롯데리아 ‘불고기버거’는 20.5%, 맘스터치 싸이버거는 21.1% 올랐다. 치킨 프랜차이즈 교촌치킨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 초 가격 인상을 단행하면서 ‘교촌 오리지날’ 가격이 1만9000원으로 2년새 26.7%나 오르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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