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초’ 암호화폐 규제 패키지
당국 등록·준비금 확보 등 의무화
EU회원국 승인 후 내년 시행 전망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유럽연합(EU)이 세계 최초로 암호화폐 산업에 대한 포괄적 규제가 담긴 법안을 통과시켰다. 유럽에서 암호화폐 사업을 하려면 적어도 EU 회원국 한 곳에 등록해 유럽증권시장국(ESMA), 유럽은행감독청(EBA) 등 주요 금융 당국의 감시를 받게 하는 등 관련 리스크를 줄여 투자자 보호를 강화하겠다는 취지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유럽의회는 20일(현지 시간) 암호화폐 규제 패키지인 ‘미카(MiCA)’를 통과시켰다. 암호화폐 거래 과정에서의 투명성과 관련 기업에 대한 감독, 범죄 활동 예방 조치 등이 포함됐다. 이번 법안은 EU 27개 회원국의 승인을 받아 7월부터 점진적으로 시행될 예정이다. 다만 업계의 준비 기간 등을 고려해 본격적인 법 시행은 내년부터 이뤄질 것으로 전망된다. 미카 정책 입안자인 에르네스트 우르타순 유럽의회 의원은 “10년 이상 수많은 투자자들에게 막대한 손실을 입히고 범죄에 악용되는 등 규제에서 벗어나 있던 암호화폐 시장에 새로운 시대가 열렸다”고 밝혔다.
새 법안은 암호화폐 투자자의 위험을 줄이기 위해 투자자가 암호화폐 자산을 분실하면 암호화폐 공급자가 책임을 지도록 했다. 암호화폐 플랫폼은 투자자에게 플랫폼 운영 관련 위험성을 고지해야 하며 투자자의 대량 인출에 대비해 현실 화폐와 연동되는 스테이블코인에 대한 충분한 준비금도 확보해야 한다. 스테이블코인의 하루 거래 규모는 2억 유로(약 2900억 원)로 제한된다. 유럽 규제 당국은 암호화폐거래소가 투자자를 제대로 보호하지 못하거나 금융 안정성을 해친다고 판단될 경우 직접 개입할 수 있는 권한을 갖는다. 암호화폐 산업을 포괄적으로 규제하는 법안이 만들어진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최대 암호화폐 시장인 미국에는 이를 직접 겨냥한 법이 아직 마련되지 않았다.
김지희 기자 ways@sedaily.com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