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체화 등 대체 방법 있을 것…"피폭에 '최저수치'는 없다"
고토 박사 |
(부산=연합뉴스) 차근호 기자 = "안전성을 증명하는데 과학적인 증거를 제시하지 않는 것이 문제입니다."
일본 후쿠시마 원자력발전소 설계에 참여했던 고토 마사시(74) 일본 원전 전문가의 말이다.
그는 19일 오후 '부산 고리2호기 수명연장·핵폐기장 반대 범시민운동본부'가 주최한 '기억하라 후쿠시마' 강연에서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의 위험성을 강조하며 이렇게 말했다.
히로시마대학교 공과대학 박사인 그는 1989년 도시바에 입사해 원자력발전소 격납용기 설계 분야를 담당했다.
특히 사고 발생 시 격납용기의 강도 평가 연구 등을 중점적으로 해왔다.
고토 박사는 후쿠시마 원전 설계에도 참여했다.
고토 박사는 자신이 퇴사한 지 2년 뒤인 2011년 3월 11일 후쿠시마 원전 폭발 사고가 발생하자 원전을 만든 데 책임을 느끼고 지금까지 원전의 위험성을 알리고 있다.
고토 박사는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와 관련해 "거기에는 삼중수소라는 트라이튬이라는 방사능이 포함된 물질이 있는데 그것이 분리되지 않는다는 것이 문제"라면서 "일본 정부는 삼중수소가 분리된다고 말하고 있지만, 분리되는지 증명이 되는지 지금도 확인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이어 "일본은 기준치 이하로 농도를 희석해 방출하면 괜찮다고 하지만, 희석하면 희석을 한 만큼 양이 늘어나는 문제도 있다"면서 "현재 이 많은 방사능이 환경에 어떠한 영향을 미칠지 확실히 알 수 없고 일단 방출된 것은 원래대로 돌릴 수 없기 때문에 위험하다고 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고토 박사 |
그는 대규모 탱크를 이용해 오염수를 보존하거나 모르타르와 섞어 시멘트처럼 고체화하는 등 해양 방류를 대체하는 다양한 방법이 있을 수 있다고 말한다.
그는 "트라이튬은 방사능이 절반으로 줄어드는 반감기가 '12.3년'으로 짧기 때문에 12.3년마다 절반씩 줄어들면 100∼120년만 지나도 지금보다 1천분의 1로 줄어든다"면서 "그러니까 굳이 지금 서둘러 바다로 방출할 이유가 없고 자연에서 반감기를 거치자는 생각이 문제"라고 지적했다.
그는 방사선 피폭에는 '최저수치'라는 것은 없다고 강조했다.
고토 박사는 "방사성 물질 피폭에는 최저수치라는 것은 없고 적은 피폭이라도 질병을 얻게 될 수밖에 없다"면서 "방사성 피폭의 특징은 자신이 피폭된 줄도 모르는 사이에 피폭이 된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한국이 고리 2호기 등 노후발전소의 계속 운행을 추진하는 것과 관련해서도 반대 목소리를 냈다.
고토 박사는 "원전은 근본적으로 매우 위험하고 특히 오래되면 고장 나기 쉽다"면서 "보통 원전 같은 경우는 큰 사고가 없을 것이라는 생각하고 있는데, 반대로 트러블이 생기면 계속 문제로 이어진다"고 지적했다.
그는 "제가 원전을 만든 것에 책임을 느끼고 원전의 위험성을 기술자 입장에서 호소하고 있는 것도 그 때문"이라면서 "노후 원전의 수명 연장은 그만두는 게 좋다"고 조언했다.
후쿠시마제1원자력발전소 |
ready@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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