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외무장관 "대만 통제하려는 중국 시도 받아들일 수 없다"
EU 외교안보 고위대표 "무력으로 현상변경 시도는 용납 안돼"
대만 문제를 사실상 '유럽의 일이 아니다'라고 규정한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의 '대만 거리두기 발언'에 대한 반작용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안나레나 배어복 독일 외무장관(왼쪽)과 친강 중국 외교부장 |
15일 로이터통신과 타이완뉴스 등에 따르면 안나레나 배어복 독일 외무장관은 전날 중국 베이징에서 열린 양국 제6차 외교안보전략대화 후 친강 중국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과 함께 한 공동 기자회견에서 "대만을 통제하려는 중국의 어떠한 시도도 받아들일 수 없다"며 "이는 유럽에 심각한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
배어복 장관은 "대만해협의 불안 상황은 모든 나라와 전 세계 경제에 극적인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며 "분쟁은 평화적으로 해결되어야 하며, 일방적이고 폭력적인 현상 변경은 우리 유럽인들에게 용납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또 "세계 일일 무역량 가운데 50%를 막게 되는 대만해협의 군사적 위기 고조는 전 세계에 두려운 시나리오가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아울러 호세프 보렐 유럽연합(EU) 외교·안보 고위대표도 대만에 대한 무력 사용 행위는 어떠한 경우에도 용인될 수 없다고 중국에 공개 경고했다.
코로나19 감염으로 중국 방문이 취소된 보렐 고위대표는 14일(현지시간) EU 대외관계청(EEAS)에 올린 연설문에서 EU가 '하나의 중국' 정책에 전념하고 있다고 전제한 뒤 "유럽연합의 (대만에 대한) 입장은 일관되고 분명하다"면서 "무력으로 현상을 변경하려는 어떠한 시도도 받아들일 수 없다"고 강조했다.
보렐 고위대표는 게재한 연설문이 당초 중국 베이징 싱크탱크인 중국세계화센터(CCG)에서 발표하려던 연설문이라고 소개했다.
앞서 미국을 방문한 마테우시 모라비에츠키 폴란드 총리는 지난 13일 싱크탱크 애틀랜틱 카운슬 행사에서 우크라이나 문제와 대만 문제의 연결성과 상호의존성을 강조하면서 마크롱 대통령의 대만 관련 발언을 비판했다.
로이터통신과 AP통신 등에 따르면 모라비에츠키 총리는 "그런 일이 없길 바라지만, 우크라이나가 굴복해 정복되면 그다음 날 중국은 대만을 공격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대만이 자기 일이 아니라고 말하면서 우크라이나를 지킬 수는 없다"고 강조했다.
앞서 마크롱 대통령은 지난 5∼7일 방중을 마친 뒤 귀국길 인터뷰에서 대만 문제와 관련해 미국 및 중국 어느 편에도 휩쓸려선 안 된다는 취지로 말했다.
그는 "우리 유럽인이 이 사안에서 졸개가 돼 미국의 장단과 중국의 과잉행동에 반드시 적응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건 여러 상황 중에 최악일 것"이라고 언급하기도 했다.
시진핑 국가주석을 정점으로 하는 중국 공산당 지도부는 2016년 5월 민진당 소속의 차이 총통이 집권한 이후 대만과의 공식 관계를 단절하고 대만에 대한 강도 높은 군사·외교적 압박을 가하고 있다.
중국 인민해방군은 차이이원 대만 총통과 미국 권력 서열 3위인 케빈 매카시 하원의장 간 회동을 계기로 대만을 겨냥해 '전쟁 리허설'에 가까운 대규모 군사적 압박을 가했다.
중국 인민해방군 동부전구는 지난 8∼10일 사흘 동안 대만을 사방으로 포위하는 형태의 전투 대비 경계 순찰과 '날카로운 검 연합훈련'을 실시하면서 대만 주변 공역과 해역에 군용기와 군함을 대거 투입했다.
jjy@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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