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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9 (금)

이슈 물가와 GDP

잇딴 美 물가 상승률 둔화에…원화값 다시 1200원대로 강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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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러 대비 원화값이 연일 급등(환율은 하락)하며 1200원대를 다시 돌파했다. 최근 미국 물가 상승률이 둔화하고 있다는 경제 지표가 잇따라 나오며, 긴축정책 완화 기대감이 커져서다. 기준금리 인상이 중단되면 달러 가치가 떨어져, 상대적으로 원화값 오를 수 있다. 다만 환율 안정이 추세적으로 이뤄질지는 당분간 더 지켜봐야 한다는 지적이다.



다시 1200원대로 오른 원화값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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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차준홍 기자 cha.junhong@joongang.co.kr


14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1달러당 원화가치는 전 거래일 대비 11.45원 오르며, 1298.95원에 장을 마쳤다. 종가 기준으로 달러 당 원화값이 1200원대를 기록한 것은, 지난달 30일(1299원) 이후 보름만에 처음이다.

올해 초만 해도 달러당 원화가치는 미국 기준금리 인상 중단 기대감에 1200원대까지 올랐다. 하지만 연초 발표된 미국의 고용과 물가 지표가 예상보다 강하게 나오면서, 1300원대로 다시 떨어졌다. 물가를 잡기 위해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기준금리를 더 높게 올릴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여기에 반도체·정보통신(IT) 등 주력 업종이 부진하면서 수출이 감소한 것도 원화 약세를 키웠다. 다른 나라에 비해 원화값이 유독 약세를 보이자, 한국 경제의 취약성이 드러난 것이란 우려까지 나왔다.



긴축 종료 기대감에 환율 안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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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중구 하나은행 위변조대응센터에서 직원이 원화와 달러화를 정리하는 모습.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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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원화 약세의 배경 중 하나였던, 미국의 높은 물가 상승률이 최근 둔화하고 있다는 지표가 나오면서 원화값도 다시 제자리를 찾기 시작했다.

13일(현지시간) 미국 노동통계국이 발표한 생산자물가지수(PPI)는 전월보다 0.5%포인트 떨어진 -0.5%를 기록했다. 하락 폭으로는 2020년 4월 이후 최대치다. PPI는 소비자물가지수(CPI)의 선행 지표로 해석되기 때문에 앞으로 CPI 상승률이 둔화할 수 있다는 기대를 키웠다.

최근 발표한 지난달 미국 CPI도 전년 대비 5% 상승에 그치면서, 22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치를 기록했다. 미국 기준금리를 결정하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는 하반기 미국 경제가 “완만한 침체(mild recession)”를 겪을 수 있다는 전망까지 했다.

환율 안정에는 외환 당국의 노력도 영향을 끼쳤다. 13일 한국은행과 기획재정부는 국민연금이 올해 말까지 350억 달러 한도의 외환스와프를 시행한다고 밝혔다. 외환스와프는 외환시장 수급 쏠림을 막을 수 있어 환율 안정에 도움이 된다.



경기침체 시 원화 약세 다시 올 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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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의장. [AF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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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원화값이 추세적으로 안정을 찾을 수 있을지는 아직 불확실하다. 최근 미국 물가 상승세가 둔화하고 있지만, 물가 하락 대부분 대외 변동성이 큰 에너지 가격 하락에서 나왔기 때문에 언제든 다시 상승 폭을 확대할 수 있다.

이번 달은 주요 기업의 배당금 지급이 많아 역송금 규모가 커진다는 점도 단기 환율 변동성을 키우는 요인 중 하나다. 배당을 받은 외국인들이 이를 자국으로 송금하면, 원화 약세의 원인이 된다. 4월은 다른 달과 비교해 통상 역송금 규모가 2~5배가량 많다.

최근 경기가 단순한 물가 상승세 완화에 그치지 않고, 침체로까지 이어지면 환율 불안이 다시 재현될 수도 있다. 경기침체는 안전 자산 선호로 이어져 달러 강세가 나타날 수 있어서다. 김승혁 NH선물 연구원은 “중소형 은행의 위험이 상업은행으로 번지고 있다는 추세 속에 경기침체 전망은 원화값 상승 속도를 제어할 것”이라고 했다.

김남준 기자 kim.namj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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