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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6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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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 정부, EU에 “후쿠시마 농수산물 수입규제 철폐” 요구 강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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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염수 방류 앞두고 ‘수입철폐 흐름’ 만드는 듯

한국도 압박 받을 가능성


한겨레

와타나베 히로미치(사진 가운데) 일본 부흥상이 11일 부흥청에서 유럽연합 회원국인 클레멘스 폰 괴체 주일 독일대사를 만나 후쿠시마산 농수산물 수입규제를 철폐해 줄 것을 요구했다. 부흥청 누리집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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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정부가 유럽연합(EU)을 상대로 후쿠시마산 농수산물 수입규제를 해제해 달라는 요구의 강도를 높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올해 여름 후쿠시마 오염수 바다 방류를 앞두고 후쿠시마산 농수산물 ‘수입규제 철폐’ 흐름을 만들어 안전성 주장을 부각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마이니치신문>은 12일 와타나베 히로미치 일본 부흥상이 최근 유럽연합 회원국인 프랑스와 독일의 일본 주재 대사를 잇따라 면담하고 후쿠시마산 농수산물 수입규제를 철폐해 줄 것을 요구했다고 보도했다.

와타나베 부흥상은 도쿄 부흥청에서 7일 필립 세통 주일 프랑스 대사 그리고 11일에는 클레멘스 폰 괴체 주일 독일대사를 만나 “일본 내에서 방사성 물질 모니터링 검사를 하고 있는 만큼, 기준을 초과한 농수산물은 유통되지 않는다”며 안심해도 된다는 취지로 설명했다. 그는 “유럽연합이 규제를 하고 있는 것 자체가 ‘풍평 피해’로 이어지고 있다. 규제를 없애 재해지(후쿠시마)에 희망을 주었으면 한다”고 설득했다. 부흥상이 말한 ‘풍평 피해’는 2011년 3월 후쿠시마원전 폭발사고 뒤 후쿠시마가 ‘방사성 물질 오염 지역’으로 인식돼 후쿠시마 농수산물을 먹지 않는 것을 말한다.

유럽연합 회원국은 일률적으로 후쿠시마산 일부 수산물이나 야생 버섯류 등에 대해 방사성 물질 검사 증명서 첨부를 요구하고 있다. 유럽연합 회원국이 27개국으로 규제가 없어지면 일본엔 상당한 성과가 된다. 신문은 “오는 5월 히로시마에서 개최되는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를 앞두고 (유럽연합 등) 규제를 철폐시키는 것이 (일본 정부의) 목표”라고 전했다. 와타나베 부흥상은 대사들에게 후쿠시마 오염수 바다 방류에 대해서도 안전성을 설명한 뒤 “방류에 대해 우려할 일이 없다. 이해를 해달라”고 말했다.

일본 농림수산성의 자료를 보면, 2011년 3월 후쿠시마원전 폭발사고 이후 55개 국가·지역에서 수출규제에 나섰지만, 현재는 12곳만 남아있다. 후쿠시마현 등 일부 지역을 대상으로 수출할 때 방사성 물질 검사 증명서를 요구하는 곳이 유럽연합, 아이슬란드, 노르웨이, 스위스, 러시아 등 7곳이다.

아예 수입을 금지하는 나라는 한국, 중국, 대만, 홍콩, 마카오 등 5곳으로 주로 일본 주변국들이다. 이 가운데 대만은 지난해 2월 후쿠시마 및 인근 군마·이바라키 등 5개 현에서 생산된 식품과 농수산물에 대한 수입금지 조처를 풀었다. 버섯류를 비롯한 일부 품목에 대한 제한 조처만 남아있는 상태다. 수입금지 등 강도 높은 규제는 4곳만 이뤄지고 있는 셈이다. 일본 정부가 상대적으로 규제 강도가 세지 않으며 일본과 거리가 먼 유럽연합 등을 공략한 뒤 ‘규제 철폐’ 흐름을 만드는 방식으로 한국을 압박할 가능성도 있다. 윤석열 대통령이 한-일 관계 개선을 위해 사실상 ‘퍼주기 외교’를 하는 틈을 노려, 수산물 수입금지 문제를 일본에 유리하게 해결해야 한다는 일본 내 분위기도 있다.

한국은 후쿠시마와 후쿠시마 인근 군마·도치기 등 8개 현의 모든 수산물 수입을 금지하고 있다. 농산물도 후쿠시마 등 15개 현의 쌀과 차, 버섯류 등 27개 품목의 수입을 금지 중이다. 특히 한국은 2019년 4월 후쿠시마 수산물 수입금지 조처가 부당하다며 일본 정부가 제기한 세계무역기구(WTO) 소송에서 승소한 바 있다.

도쿄/김소연 특파원 dand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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