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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16 (일)

이슈 유럽연합과 나토

백악관 "스웨덴 나토 가입, 아직 작업이 좀 더 남아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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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튀르키예·헝가리 설득' 난제 안 풀린 점 거론

"스웨덴은 이미 준비되었다… 빠른 가입 고대"

핀란드의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가입 실현 후 ‘그럼 스웨덴은 어떻게’라는 의문이 커지는 가운데 미국 행정부가 “스웨덴의 나토 가입에는 시간이 좀 걸릴 것”이란 관측을 내놓아 주목된다. 미국은 리투아니아에서 나토 정상회의가 열리는 7월 이전에는 스웨덴도 나토의 정식 회원국이 되어야 한다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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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 커비 미국 백악관 NSC 전략소통조정관이 10일(현지시간) 백악관 브리핑룸에서 기자들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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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 커비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전략소통조정관은 10일(현지시간) 백악관 정례 브리핑에서 ‘핀란드가 나토의 정식 회원국이 된 지금 스웨덴은 어떤 상태인가’라는 질문을 받았다. 핀란드와 스웨덴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직후인 지난해 5월 동시에 나토 가입을 신청했으나, 최근 핀란드는 정식 회원국 지위를 얻은 반면 스웨덴은 그렇지 못한 실정이다.

커비 조정관은 “우리는 스웨덴이 가급적 빨리 나토 동맹국으로 합류하길 원한다”면서도 “하지만 스웨덴과 다른 동맹국들 간에 토의가 이뤄지는 중”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 부분에 대해선 아직 작업이 좀 더 남아 있다”고 덧붙였다.

나토는 새 회원국을 맞아들이려면 기성 회원국 의회 전부가 가입 동의안을 비준해야 하는 구조를 갖고 있다. 핀란드의 경우 30개 회원국 모두의 동의를 얻어 가입이 실현됐으나 스웨덴은 아직 28개 회원국의 동의만 얻은 상태다. 튀르키예(터키)와 헝가리 의회는 스웨덴의 나토 가입 동의안을 비준하지 않은 채 차일피일 시간을 끌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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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튀르키예 대통령(왼쪽)과 빅토르 오르반 헝가리 총리. 두 사람은 스웨덴의 나토 가입을 가로막고 있다. 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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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비 조정관이 말한 ‘아직 남아 있는 작업’이란 바로 튀르키예와 헝가리를 설득하는 일을 뜻한 것으로 풀이된다. 우선 튀르키예는 스웨덴의 반(反)이슬람·반튀르키예 정서를 문제삼고 있다. 스웨덴에선 얼마 전 극우세력이 ‘쿠란’을 불태우며 이슬람에 반대하는 시위를 벌인 바 있다. 스웨덴 일부 언론은 튀르키예를 ‘독재국가’,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튀르키예 대통령을 ‘독재자’라고 부르며 비판하는 보도를 내놓고 있다. 튀르키예는 스웨덴이 이런 움직임을 철저히 단속하고 규제하지 않는 한 스웨덴의 나토 가입에 동의할 수 없다는 태도다.

헝가리의 경우도 사정은 비슷하다. 헝가리는 권위주의 성향의 빅토르 오르반 총리 집권 후 유럽연합(EU) 역내에서 ‘왕따’로 전락한 처지다. 상당수 EU 회원국은 헝가리가 EU의 가치와 원칙에 어긋나는 길을 가고 있으며, 더는 EU 회원국으로서 자격이 없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 스웨덴도 헝가리 비판에 앞장서는 국가 중 하나다. 문제는 극심한 경제난을 겪는 헝가리로선 EU의 재정적 지원이 꼭 필요하다는 점이다. 일각에선 마침 올 상반기 EU 의장국이 스웨덴이란 점을 들어 헝가리가 자국에 대한 EU의 지원 확대와 스웨덴의 나토 가입 동의를 서로 맞바꾸는 전술을 펴고 있다는 분석을 제기한다.

마침 오는 7월 11, 12일 이틀간 리투아니아 빌뉴스에서 나토 정상회의가 열린다. 미국은 이 회의 이전에는 스웨덴의 가입 절차가 마무리돼야 한다는 입장이 확고하다. 이날 커비 조정관은 “스웨덴은 이제 나토 회원국이 될 준비가 다 됐다”며 “핀란드에 이어 스웨덴도 새 회원국으로 맞아들일 수 있길 고대한다”고 말했다.

김태훈 기자 af103@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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