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매수 상위 10개 중 4개 고배율 ETF
“저는 이제 3배 레버리지 아니면 주식하는 느낌도 안나요.” (직장인 A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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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학개미들이 1분기에도 고배율 상장지수펀드(ETF)나 유동성 위기를 겪는 퍼스트리퍼블릭은행 등 변동성이 높은 종목에 쏠림 현상을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고위험 상품에 투자하면서 순매수 상위 종목의 수익률도 -88%에서 96%까지 큰 격차를 보였다.
7일 한국예탁결제원 증권정보포털에 따르면 1분기 국내 투자자의 상위 순매수 종목 10개 중 4개가 고배율 ETF인 것으로 나타났다. 가장 많이 순매수한 종목은 ‘디렉시온 데일리 20년 이상 국채 불 3X ETF’(TMF)로 2억3037만달러 순매수했다. TMF ETF는 만기가 20년 이상인 미국 장기채의 일일 수익률을 3배로 추종하는 상품이다.
나스닥100 지수 하락 시 3배 수익을 얻는 ‘프로셰어즈 울트라 숏QQQ ETF’(SQQQ)는 1억8524만달러 순매수 해 3위로 이름을 올렸다. 6위와 9위는 ‘디렉시온 데일리 세미컨덕터 불 3X ETF’(SOXL)와 ‘프로셰어즈 울트라 블룸버그 천연가스 ETF’(BOIL)가 차지했다. SOXL ETF는 반도체 지수의 일간 수익률 3배를 추종하고 BOIL은 천연가스 하락 시 2배 수익률을 얻는다.
서학개미는 개별 기업 주식에서도 고위험 투자를 이어갔다. 뱅크런 위기를 겪은 퍼스트리퍼블릭은행을 1억152만달러 순매수해 7위를 기록했다. 퍼스트리퍼블릭은행은 실리콘밸리은행에 이어 뱅크런 우려가 제기되자 100달러를 웃돌던 주가 12.18달러까지 주저앉았다. 위기 회복 과정에서 단기 반등을 기대한 투자자가 일부 몰린 것으로 추정된다.
고위험 투자가 이어지면서 상위 순매수 종목의 수익률은 -88%에서 96%로 크게 갈렸다. SOXL ETF는 반도체 업황이 올해 저점을 찍고 반등할 것이란 기대감이 퍼지면서 연초 대비 95.51% 급등했다. 순매수 2위인 테슬라는 연초 전기차 가격 인하로 수요 둔화 우려를 해소하면서 주가가 91.91% 올랐다. 세계적인 신용평가사 무디스 역시 테슬라의 신용등급을 Baa3로 상향하면서 주가는 200달러를 돌파하기도 했다.
반면, 퍼스트리퍼블릭과 BOIL ETF는 각각 88.50%, 74.72% 하락했다. 천연가스 가격은 지난 겨울 유럽에 이상고온이 나타나면서 예상 대비 적은 수요로 가격이 급락한 바 있다. 앞서 시장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의 여파로 천연가스 공급난이 나타날 것으로 예측한 바 있다.
상위 순매수 종목의 평균 수익률은 2.20%로 벤치마크 대비 저조한 성적을 거뒀다. 같은 기간 S&P500은 7.46%, 다우존스는 0.39% 상승했고 나스닥은 무려 17.67% 올랐다. 3월에 매수가 집중된 퍼스트리퍼블릭을 제하면 순매수 상위 종목의 수익률은 12.28%로 양호했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고배율 ETF는 고수익을 가져다줄 수도 있지만, 손실이 날 때는 크게 난다는 의미”라며 “고위험 투자가 해외 투자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 점은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한편, 해외 증권에 대한 보관금액이 크게 증가해 전반적인 투자 심리가 회복된 것으로 나타났다. 연초 767억6749만달러였던 예탁원의 외화증권 보관금액은 18.72% 증가해 3월 말 911억3465만 달러를 기록했다. 보관금액 1위는 테슬라가 굳건히 자리를 지켰다. 2위와 3위 역시 애플과 엔비디아가 순위를 유지했다. 상반기 채권형 ETF가 순매수 상위 종목에 반짝 등장하기도 했지만, 보관금액 상위 종목에선 단 하나도 이름을 올리지 못해 여전히 주식과 주식형ETF가 압도적인 모습을 보였다. 테슬라는 117억9887만달러 보관돼 1월 초 대비 73.84% 늘었다. 엔비디아와 TMF ETF 보관금액은 각각 68%, 56.44% 증가해 테슬라 다음으로 상승 폭이 컸다. 두 종목 모두 반도체 업황에 따라 수익률이 오르는 만큼 서학개미는 1분기 반도체 저점 후 반등을 기대한 것으로 보인다.
마이크로소프트는 개별 기업 중 유일하게 순위가 하락했지만(4위→5위) 보관금액은 32.54% 증가했다. 권제인 기자
eyr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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