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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8 (목)

이슈 원내대표 이모저모

6개월 임기 마치는 주호영 원내대표…‘협상가’ 칭찬 속 ‘대통령실 출장소’ 오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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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6일 국회에서 퇴임 기자간담회를 하기에 앞서 자리에 앉고 있다. 박민규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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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6일 마지막 기자간담회를 열고 “‘초극한직업’이라고 할 만큼 고충이 많았다”는 소회를 남겼다. 여소야대 정국 속 원내 사령탑으로서 겪은 대야 협상 난국을 돌아본 말이다. 당내 ‘협상파’로 분류되는 그는 예산안 협상 등 고비에서 야당과의 합의를 이끌어냈지만, 친윤석열(친윤)계 중심 당내 일각에선 투쟁력이 약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대통령실과 관계 설정에 어려움을 겪은 끝에 ‘용산 출장소’라는 오명도 썼다.

주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새 정부 5년간의 국정계획 초석을 놓는 시기에 원내대표를 맡아 조금이라도 기여했다는 데에 보람을 느낀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가 당 지도부에 선 계기는 지난해 8월 이준석 전 대표의 당 윤리위원회 징계 사태였다. 당 혼란 속 짧은 비상대책위원장 임기를 거쳐 원내대표로 선출됐다. 바른미래당, 미래통합당 시절에 이어 세 번째로 맡은 원내사령탑이었다.

연이은 소수당 원내대표 경험과 합의를 중시하는 성격 탓에 ‘안정적 협상가’로 임기 초반 기대를 받았다. 지난해 하반기 최대 현안이었던 이태원 참사 국정조사와 2023년도 예산안을 박홍근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와 합의 처리했다. 지난 4일 김진표 국회의장은 양당 원내대표와의 마지막 회동에서 “의회주의자인 두 분(주호영·박홍근)이 원내대표를 맡아줘서 최소한의 대화와 타협을 할 수 있었다”고 덕담했다. 헌정 사상 최초로 우려됐던 ‘준예산’ 사태 등 최악의 갈등까지는 나아가지 않았다는 평가다. 주 원내대표는 “‘K-칩스법’을 비롯한 89건 국정과제법안 합의 처리도 성과”라고 자찬했다.

주 원내대표는 “민주당이 압도적 다수 의석을 무기로 사실상 대선 결과에 불복하고 이재명 대표의 사법리스크 방어에만 골몰해 제 어려움이 가중됐다”며 협상 중 고충을 민주당 탓으로 돌렸다. 예산안 심의 과정에서 민주당의 거듭된 딴지와 노란봉투법, 방송법, 양곡관리법 등 쟁점 법안 단독 처리 등을 거론했다. 특히 민형배 의원의 탈당을 ‘위장탈당’으로 분석한 뒤 안건조정위원회 무력화와 관련해 “한국 의정사에 흑역사로 남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주 원내대표의 어려움은 당내에서도 비롯됐다. 그가 이태원 국조 대상에 대검찰청 포함 여부 등 협상 과정에서 도출한 협상안은 ‘친윤’ 기조와 달라 비판을 받았다. 지난해 11월 ‘윤핵관’ 장제원 의원과 윤석열 대선 후보 수행실장 출신 초선 이용 의원 등이 저격 발언을 이어갔다. 김은혜 대통령실 홍보수석과 강승규 시민사회수석이 국정감사 도중 “웃기고 있네”라는 내용의 메모로 논란이 됐을 때도 이들을 퇴장시킨 주 원내대표가 당내에서 비판받았다.

주 원내대표가 끝내 용산 대통령실의 영향에서 벗어나지 못했다는 평가도 나온다. 주 원내대표 자신이 ‘윤핵관’(윤석열 대통령 측 핵심 관계자)은 아니지만, 이들의 영향을 적극 제어하지 못해 여당이 ‘용산 출장소’ 등 오명을 받은 데 일정 부분 책임이 있다는 것이다. 최근 ‘주 69시간 근로제’ 도입을 둘러싼 논란도 당의 적극적인 역할 이전에 용산만 바라보다 엇박자를 냈다는 비판이 나온다. 양곡관리법도 거대야당의 본회의 직회부와 대통령실의 거부권 행사 가운데서 여당 역할이 보이지 않았다는 지적이 많다.

주 원내대표는 곧 꾸려질 새 원내지도부를 향해 “첫째는 당내 화합”이라며 “아무리 큰 조직도 분열하고 불화하면 조직이나 국가나 패망하는 경우 많다. 새 원내지도부도 편가르기 하지말고 화합과 소통을 가장 최우선에 뒀으면 좋겠다”고 조언했다.

주 원내대표는 오는 7일 임기를 마친다. 지난해 9월 원내사령탑에 앉은 지 6개월 만이다. 같은날 치러지는 차기 원내대표 선거는 김학용(4선·경기 안성), 윤재옥(3선·대구 달서을) 후보 간 2파전이다. 새 원내대표는 윤석열 정부 노동, 교육, 연금 등 3대 국정과제에 완수에 힘을 실어 총선 승리를 견인해야 한다는 무거운 짐을 안고 있다. 지지율 하락과 야당의 대여 투쟁 강화로 압박감이 큰 자리다. 취임 직후인 4월 임시국회부터 민주당이 직회부한 방송법, 간호법과 직회부 예고한 노란 봉투법, 안전운임제, 쌍특검(대장동 50억 클럽·김건희 여사 특검)법 등 현안이 쌓여 있다.

조문희 기자 moony@kyunghyang.com, 이두리 기자 red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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