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종섭 국방부 장관이 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방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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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일 열린 국방위에서 김병주 민주당 의원은 “해군 함정이 장기 작전을 나갈 때 물탱크의 식수가 떨어지면 장병들이 바닷물을 조수기로 걸러 마신다”며 “조수기가 짠물(염분)은 걸러낼 수 있지만, 방사능은 걸러낼 수 없다. 우리 해군이 오염수를 그대로 먹는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설훈 민주당 의원은 2011년 사고 직후 후쿠시마 앞바다에 머물던 미 핵추진 항공모함 로널드 레이건함 장병들이 정수된 바닷물을 마시고 방사능 피해를 본 사례를 거론했다. 설 의원은 “방사성 오염수 중에서 삼중수소는 조수기로 걸러내지 못한다”며 “삼중수소가 인체에 들어오면 각종 위험을 일으키는데 국방부의 대처 방안은 무엇이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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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이종섭 국방부 장관은 “레이건 항모가 후쿠시마 앞바다에 있을 때와 지금은 상황이 매우 다르다”며 “국제원자력기구(IAEA)와 협의해 안전하다는 수준까지 됐을 때 방류하는 것으로 이해한다”고 말했다.
야당은 이 같은 군 당국의 태도가 소극적이라며 선제적으로 대응할 것을 주문했다. 송옥주 민주당 의원은 “IAEA가 잘 관리하고 있다고 말하는데 국민이 신뢰하지 못하는 상태”라며 “수수방관하거나 무대책을 내세우는 게 문제”라고 꼬집었다.
여당은 과거 광우병 쇠고기 논란, 사드 배치 시 전자파 논란을 언급하며 야당이 또다시 괴담으로 무리한 정쟁을 펼치려 한다고 비판했다. 성일종 국민의힘 의원은 “영국에서 매년 방출하는 삼중수소의 양이 후쿠시마보다 85배가 많다”며 “IAEA TF팀에 우리 원자력 안전기술원도 참여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일본이 방류 결정을 2021년 4월에 했는데 문재인 정부 때 아니냐”며 “정권을 뺏기니 이것으로 반일 몰이를 해도 되냐”고 따졌다.
군 당국은 후쿠시마 오염수가 해군 작전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관측에 “가정을 전제로 의견을 내기 조심스럽다”는 입장이다. 다만 최근에는 작전시 충분히 식수를 적재하고 출항하므로 조수기로 바닷물을 정수하는 경우가 많지 않다고 한다. 군 내부에선 IAEA가 허용하는 범위의 방류를 한국 해군만 나서서 문제 삼는 게 국제사회의 지지를 얼마나 받을 수 있을지 회의적인 시각이 적잖다.
이근평 기자 lee.keunpy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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