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접 쓴 ‘라이크 크레이지’…“실감 안 나”
BTS 동료들 “자랑스럽다”
지민은 “실감이 잘 안 난다. 어안이 벙벙하다”며 놀라움을 표시했고, RM 등 동료 멤버들은 “자랑스럽다”며 축하를 보냈다.
사진=빅히트 뮤직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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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일 빌보드가 공식 트위터를 통해 공개한 이번 주 싱글 차트 상위 10개 곡명에 따르면, 지민은 팝스타 마일리 사이러스의 ‘플라워스(Flowers)’, 선풍적 인기를 끌고 있는 컨트리 가수 모건 월렌의 ‘라스트 나이트(Last Night)’, 시자(SZA)의 ‘킬 빌(Kill Bill)’ 등 쟁쟁한 노래를 제치고 정상에 올랐다. ‘라이크 크레이지’는 지민의 첫 공식 솔로 음반 ‘페이스(FACE)’의 타이틀곡이다. 신스팝 장르로 강렬한 신시사이저·드럼 사운드와 귀에 감기는 지민의 애절한 음색이 대조를 이룬다.
이전까지 빌보드 ‘핫 100’에서 1위를 한 K팝 가수는 솔로와 그룹을 모두 합쳐 방탄소년단이 유일했다. 방탄소년단은 2020년 메가 히트곡 ‘다이너마이트(Dynamite)’를 필두로 2021년 ‘마이 유니버스(My Universe)’까지 총 6곡의 ‘핫 100’ 1위곡을 보유하고 있다.
이로써 지민은 개인·그룹 모두에서 ‘핫 100’ 1위 고지를 밟은 최초의 K팝 가수 기록을 보유하게 됐다.
K팝 솔로 가수 중 ‘핫 100’ 차트에서 종전 최고 순위는 싸이다. 2012년 글로벌 열풍을 불러일으킨 싸이의 ‘강남스타일’은 7주 연속 2위를 기록한 바 있다.
빌보드 ‘핫 100’은 미국 스트리밍 데이터, 라디오 방송 횟수, 판매량 데이터를 종합해 순위가 산출된다. ‘라이크 크레이지’는 순위 집계 기간이었던 지난달 24∼30일 다운로드와 CD 싱글을 합해 25만4000에 해당하는 판매량(세일즈·Sales)을 기록했다. 스트리밍은 1000만회에 달했고, 라디오 청취자는 6만4000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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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민은 이날 오전 팬 커뮤니티 플랫폼 위버스 라이브를 통해 “실감이 잘 안 나서 뭐라고 말씀드려야 할지 모르겠다”며 ”어안이 벙벙하다. 열심히 하지 않은 것이 아니었기에 되게 자랑스럽고 행복하게 느끼고 있다”는 소감을 밝혔다.
그는 “사실 다 방탄이라서 가능한 것이고, 아미(방탄소년단 팬) 여러분이 있어서 가능한 것”이라며 “그것을 절대 모르지 않는다. 아미 여러분이 방탄을 얼마나 기다려 주고 계신지 더 느끼게 됐다. 감사드리고 고맙다”고 방탄소년단과 팬들에게 공을 돌렸다.
지민이 K팝의 새 역사를 쓰자 팀의 리더 RM은 지민에게 전화해 ”자랑스럽다”고 축하 인사를 건넸다. 제이홉도 팬 커뮤니티플랫폼 위버스에 “너무 멋지고 자랑스럽다. 형이 다 눈물이 난다”고 감격해했다. 슈가 역시 “박지민 빌보드 ‘핫 100’ 1위 가수 너무 멋있다”고 기쁨을 나눴다.
소속사 빅히트뮤직은 공식 트위터를 통해 “믿기지 않는 1위”라며 ”‘라이크 크레이지’를 사랑해 주신 전 세계 모든 아미 여러분 진심으로 감사드린다”고 밝혔다.
임진모 대중음악평론가는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다이너마이트’ 등 방탄소년단의 기존 여러 곡에 이어 지민의 솔로곡까지 ‘핫 100’ 1위를 했다는 것은 방탄소년단의 글로벌 스타덤을 입증한 것”이라고 풀이했다.
김도헌 대중음악평론가도 ”지민은 빌보드 앨범 차트에서도 2위라는 K팝 솔로최고 기록을 세운 데 이어 싱글 차트에서도 1위를 했다”며 “이는 방탄소년단 파워가 이어지고 있다는 것을 증명하는 한 사례”라고 말했다.
지민은 동명의 영화에서 영감을 받아 ‘라이크 크레이지’ 작업에 직접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꿈속에서 사랑했던 상대를 찾으며 괴로워하고, 화려한 불빛에 갇혀 자신을 잃어감에도 영원히 꿈속에 머물고 싶다는 내용의 가사가 감성적이다. 지민은 이 곡에 대해 “상처를 잊기 위해 현실을 외면하는 순간의 감정을 표현한 곡”이라며 “가사의 애절함을 전달하기 위해 노래를 부를 때도 감정선에 신경을 많이 썼다”고 소개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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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민은 ‘라이크 크레이지’가 담긴 첫 솔로 음반 ‘페이스’에서 그동안 팬데믹(코로나19)을 겪으며 느낀 감정을 진솔하게 담아냈다. 음반 명부터 자신을 온전히 마주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이었다.
이 같은 음악의 진정성에 팬들이 뜨겁게 호응한 것으로 보인다. 김도헌 평론가는 “지민의 노래는 연약함과 불안함을 하나하나 극복해나가는 서사를 보여주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어 “연약함이라는 테마는 지민의 목소리와도 잘 어울렸다”며 “지민의 목소리는 방탄소년단에서도 독특한 톤이었고, 특히 북미 팬의 기대를 크게 받았던 목소리였다”고 덧붙였다.
가요계에서는 지민이 ‘라이크 크레이지’ 한국어 버전 외에도 영어 버전을 함께 내놔 우리말에 익숙지 않은 글로벌 팬을 배려하고, 두 종의 리믹스 버전을 통해 팬들의 선택지를 넓힌 전략이 긍정적인 영향을 끼쳤다는 분석도 나온다. 아울러 방탄소년단 멤버들의 솔로 활동 중 처음으로 TV 음악 프로그램에 출연해 1위 트로피를 직접 들어 올리고, 영상통화 팬 사인회도 개최하는 등 팬들과의 접촉면을 확장한 게 도움이 됐을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지민은 지난달 31일 KBS 2TV ‘뮤직뱅크’에서 1위를 차지한 뒤 “이 앨범이 제게는 너무나 소중하다. 많이 사랑해 주신 아미 여러분께 감사드린다”며 “많이 부족하고 느리지만 앞으로 더 열심히 천천히 정진해 나가도록 하겠다.
방탄소년단 많이 사랑해 달라”고 소감을 밝히기도 했다.
이강은 선임기자 kele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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