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11.26 (화)

이슈 세계와 손잡는 K팝

BTS 지민, K팝 솔로 가수 최초 美빌보드 ‘핫100’ 1위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직접 쓴 ‘라이크 크레이지’…“실감 안 나”

BTS 동료들 “자랑스럽다”

그룹 방탄소년단(BTS)의 지민이 솔로 음반 타이틀곡 ‘라이크 크레이지(Like Crazy)’로 K팝 솔로 가수 사상 최초로 미국 빌보드 메인 싱글 차트 ‘핫 100’ 1위에 올랐다. 이를 두고 방탄소년단의 글로벌 파워가 여전함을 보여준다는 평가가 나온다.

지민은 “실감이 잘 안 난다. 어안이 벙벙하다”며 놀라움을 표시했고, RM 등 동료 멤버들은 “자랑스럽다”며 축하를 보냈다.

세계일보

사진=빅히트 뮤직 제공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4일 빌보드가 공식 트위터를 통해 공개한 이번 주 싱글 차트 상위 10개 곡명에 따르면, 지민은 팝스타 마일리 사이러스의 ‘플라워스(Flowers)’, 선풍적 인기를 끌고 있는 컨트리 가수 모건 월렌의 ‘라스트 나이트(Last Night)’, 시자(SZA)의 ‘킬 빌(Kill Bill)’ 등 쟁쟁한 노래를 제치고 정상에 올랐다. ‘라이크 크레이지’는 지민의 첫 공식 솔로 음반 ‘페이스(FACE)’의 타이틀곡이다. 신스팝 장르로 강렬한 신시사이저·드럼 사운드와 귀에 감기는 지민의 애절한 음색이 대조를 이룬다.

이전까지 빌보드 ‘핫 100’에서 1위를 한 K팝 가수는 솔로와 그룹을 모두 합쳐 방탄소년단이 유일했다. 방탄소년단은 2020년 메가 히트곡 ‘다이너마이트(Dynamite)’를 필두로 2021년 ‘마이 유니버스(My Universe)’까지 총 6곡의 ‘핫 100’ 1위곡을 보유하고 있다.

이로써 지민은 개인·그룹 모두에서 ‘핫 100’ 1위 고지를 밟은 최초의 K팝 가수 기록을 보유하게 됐다.

K팝 솔로 가수 중 ‘핫 100’ 차트에서 종전 최고 순위는 싸이다. 2012년 글로벌 열풍을 불러일으킨 싸이의 ‘강남스타일’은 7주 연속 2위를 기록한 바 있다.

빌보드 ‘핫 100’은 미국 스트리밍 데이터, 라디오 방송 횟수, 판매량 데이터를 종합해 순위가 산출된다. ‘라이크 크레이지’는 순위 집계 기간이었던 지난달 24∼30일 다운로드와 CD 싱글을 합해 25만4000에 해당하는 판매량(세일즈·Sales)을 기록했다. 스트리밍은 1000만회에 달했고, 라디오 청취자는 6만4000명이었다.

세계일보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지민은 이날 오전 팬 커뮤니티 플랫폼 위버스 라이브를 통해 “실감이 잘 안 나서 뭐라고 말씀드려야 할지 모르겠다”며 ”어안이 벙벙하다. 열심히 하지 않은 것이 아니었기에 되게 자랑스럽고 행복하게 느끼고 있다”는 소감을 밝혔다.

그는 “사실 다 방탄이라서 가능한 것이고, 아미(방탄소년단 팬) 여러분이 있어서 가능한 것”이라며 “그것을 절대 모르지 않는다. 아미 여러분이 방탄을 얼마나 기다려 주고 계신지 더 느끼게 됐다. 감사드리고 고맙다”고 방탄소년단과 팬들에게 공을 돌렸다.

지민이 K팝의 새 역사를 쓰자 팀의 리더 RM은 지민에게 전화해 ”자랑스럽다”고 축하 인사를 건넸다. 제이홉도 팬 커뮤니티플랫폼 위버스에 “너무 멋지고 자랑스럽다. 형이 다 눈물이 난다”고 감격해했다. 슈가 역시 “박지민 빌보드 ‘핫 100’ 1위 가수 너무 멋있다”고 기쁨을 나눴다.

소속사 빅히트뮤직은 공식 트위터를 통해 “믿기지 않는 1위”라며 ”‘라이크 크레이지’를 사랑해 주신 전 세계 모든 아미 여러분 진심으로 감사드린다”고 밝혔다.

임진모 대중음악평론가는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다이너마이트’ 등 방탄소년단의 기존 여러 곡에 이어 지민의 솔로곡까지 ‘핫 100’ 1위를 했다는 것은 방탄소년단의 글로벌 스타덤을 입증한 것”이라고 풀이했다.

김도헌 대중음악평론가도 ”지민은 빌보드 앨범 차트에서도 2위라는 K팝 솔로최고 기록을 세운 데 이어 싱글 차트에서도 1위를 했다”며 “이는 방탄소년단 파워가 이어지고 있다는 것을 증명하는 한 사례”라고 말했다.

지민은 동명의 영화에서 영감을 받아 ‘라이크 크레이지’ 작업에 직접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꿈속에서 사랑했던 상대를 찾으며 괴로워하고, 화려한 불빛에 갇혀 자신을 잃어감에도 영원히 꿈속에 머물고 싶다는 내용의 가사가 감성적이다. 지민은 이 곡에 대해 “상처를 잊기 위해 현실을 외면하는 순간의 감정을 표현한 곡”이라며 “가사의 애절함을 전달하기 위해 노래를 부를 때도 감정선에 신경을 많이 썼다”고 소개한 바 있다.

세계일보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지민은 ‘라이크 크레이지’가 담긴 첫 솔로 음반 ‘페이스’에서 그동안 팬데믹(코로나19)을 겪으며 느낀 감정을 진솔하게 담아냈다. 음반 명부터 자신을 온전히 마주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이었다.

이 같은 음악의 진정성에 팬들이 뜨겁게 호응한 것으로 보인다. 김도헌 평론가는 “지민의 노래는 연약함과 불안함을 하나하나 극복해나가는 서사를 보여주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어 “연약함이라는 테마는 지민의 목소리와도 잘 어울렸다”며 “지민의 목소리는 방탄소년단에서도 독특한 톤이었고, 특히 북미 팬의 기대를 크게 받았던 목소리였다”고 덧붙였다.

가요계에서는 지민이 ‘라이크 크레이지’ 한국어 버전 외에도 영어 버전을 함께 내놔 우리말에 익숙지 않은 글로벌 팬을 배려하고, 두 종의 리믹스 버전을 통해 팬들의 선택지를 넓힌 전략이 긍정적인 영향을 끼쳤다는 분석도 나온다. 아울러 방탄소년단 멤버들의 솔로 활동 중 처음으로 TV 음악 프로그램에 출연해 1위 트로피를 직접 들어 올리고, 영상통화 팬 사인회도 개최하는 등 팬들과의 접촉면을 확장한 게 도움이 됐을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지민은 지난달 31일 KBS 2TV ‘뮤직뱅크’에서 1위를 차지한 뒤 “이 앨범이 제게는 너무나 소중하다. 많이 사랑해 주신 아미 여러분께 감사드린다”며 “많이 부족하고 느리지만 앞으로 더 열심히 천천히 정진해 나가도록 하겠다.

방탄소년단 많이 사랑해 달라”고 소감을 밝히기도 했다.

이강은 선임기자 kelee@segye.com

ⓒ 세상을 보는 눈, 세계일보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