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EC+ 감산 영향 국제유가 변동선 커져
국내유가 ↑ 불가피…인하연장 여부 '촉각'
(왓포드 시티 로이터=뉴스1) 정윤미 기자 = 미국 노스다코타 왓포드시티 외곽에 위치한 한 유정에서 천연가스가 불길을 뿜고 있는 모습. 사우디아라비아와 러시아 주도로 마련된 산유국 협의체 OPEC+가 내달 5일 원유 생산량을 결정하는 회의를 앞두고 추가 감산 우려가 고조되고 있다. 2022.11.28 ⓒ 로이터=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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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 산유국들의 일일 120만 배럴에 달하는 대규모 감산 결정으로 국제유가의 변동성이 확대되고 있다. 이에 따라 우리나라 정부도 유류세 인하 연장 여부와 인하폭 결정을 두고 고심이 커지고 있다.
올해 들어 세입 기반이 크게 약화된 점에 비춰보면 정부가 내달부터 유류세 인하폭을 줄여가는 것이 합리적이다. 하지만 물가 안정 측면에서 향후 국제유가 상승에 따른 국내 기름값 부담은 주요한 변수다.
3일(현지시간) CNBC 등에 따르면 석유수출국기구(OPEC)와 러시아 등 비(OPEC) 주요 산유국 간 협의체 OPEC+(플러스)가 내달부터 하루 116만 배럴 규모의 추가 감산에 들어가기로 했다. 미국 에너지 투자회사 피커링에너지파트너스는 이번 감산 조치로 국제유가가 현재 수준보다 배럴당 10달러가량 오를 수 있다고 분석했다. 최근 80달러 수준을 보이는 국제유가가 90달러 선까지 치솟을 수 있다는 얘기다.
문제는 대규모 감산 조치가 국내 기름값을 다시 끌어올릴 수 있다는 점이다. 정부가 이달 말로 종료되는 유류세 인하(휘발유 25%·경유 37%) 조치의 연장과 인하폭 결정을 두고 고심하는 이유중 하나다.
특히 올해 들어 세입 기반이 약화된 점을 고려해 내달부터 유류세 인하폭을 줄일 것이 유력하다. 기획재정부가 공개한 국세수입 현황에 따르면 유류세 인하 조치로 올해 1~2월 교통·에너지·환경세수는 전년 대비 5000억원 줄어든 1조8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정부는 유류세 정책 결정을 위해 국내외 유가 동향을 살피는 중이다. 유류세 인하 조치에 힘입어 국내 기름값은 최근까지 하락세를 보이고 있지만 국제유가는 다시 오름세다.
3월 다섯째 주 전국 주유소의 평균 휘발유 판매가격은 ℓ당 1593.6원, 경유 가격은 ℓ당 1521.8원을 기록했다. 전주 대비 휘발유는 2.8원, 경유는 12.6원 하락했다. 휘발유·경유 모두 2주 연속 동반 하락세다.
반면 31일(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에서 거래된 국내 주 수입 유종인 두바이유 종가는 배럴당 79.39달러로 전일 대비 1.62달러 상승했다. 3월 13일(81.01달러)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이러한 국제유가 추이는 2~3주 시차를 두고 국내 석유제품 가격에 반영된다. 따라서 정부는 내달부터 유류세 인하폭을 낮춰잡더라도 유가 상승세에 따른 국내 기름값 부담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
정부는 조만간 유류세 인하 연장 여부와 인하폭을 발표할 계획이다. 일각에선 경유의 유류세 인하폭을 휘발유와 동일하게 25%로 낮추는 방안 등을 거론하고 있다.
한 정부 관계자는 "유류세 인하 연장 여부 등에 대해선 현재 검토 중"이라면서 "국제유가 등도 전반적으로 살펴보고 있다"고 밝혔다.
이밖에 유가 변동성이 커지는 상황에서 전기·가스 요금의 사실상 동결 시사 등 향후 물가 관련 대책에 미칠 영향에도 관심이 커지고 있다. 정부와 여당은 지난달 31일 당정협의회에서 2분기 전기·가스 요금 조정 방안을 논의했지만 결론을 내리지 못하고 추후 결정하기로 했다. 일단 물가상승률은 3월 4%대 초반을 기록하고 4월엔 3%대로 내려올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하지만 한국전력과 가스공사의 누적된 적자를 고려할 때 전기·가스 요금 인상도 무기한 연기할 수 없다. 지난해 32조원 적자를 기록한 한전은 전기요금 인상이 지연될 경우 법으로 규정된 사채 발행 한도를 초과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가스공사는 작년 말 원료비 미수금이 8조6000억원에 달했는데 가스요금이 인상되지 않으면 올해 말 12조9000억원까지 불어날 전망이다.
세종=유재희 기자 ryuj@mt.co.kr 세종=유선일 기자 jjsy83@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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