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디아라비아를 중심으로 한 석유수출국기구(OPEC)와 러시아 등 비(非)OPEC 주요 산유국들의 협의체인 OPEC플러스(OPEC+)의 감산 충격이 고스란히 반영됐다.
3일(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에서 5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전장보다 6.28% 오른 배럴당 80.42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이는 지난 6일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하루 상승폭은 지난해 4월 12일 이후 가장 큰 폭이었다.
유가는 주말에 발표된 OPEC 플러스의 감산 소식의 여파로 고공행진을 펼쳤다.
사우디아라비아 등 OPEC플러스 국가들은 지난 2일 오는 5월부터 하루 116만 배럴의 원유를 감산할 계획을 발표했다.
러시아는 3월 하루 50만 배럴 감산을 올해 연말까지 연장할 계획을 밝혔다.
국제 원유 벤치마크인 브렌트유 선물도 만기를 맞아 장중 6% 이상 급등했다. 하루 상승폭으로는 지난해 4월 이후 1년 만에 가장 큰 폭이었다.
이전의 원유 매도세가 컸던 영향도 이날 원유 상승폭 확대에 한몫한 것으로 풀이됐다.
투자자들이 앞서 원유에 대해 대규모 매도 포지션을 취했는데 산유국들의 감산 발표로 매도한 물량을 정리하면서 유가 급등세가 나타난 셈이다.
유가가 올랐지만 전문가들은 상승세가 제한될 수 있다고 봤다. 원유 수요에 대한 불확실성도 있다는 이유에서다.
JP모건체이스의 나타샤 카네바 원자재 리서치 책임자는 "사우디아라비아와 이라크, 다른 OPEC 산유국들이 5월부터 일일 생산량을 110만배럴 이상 줄일 것"이라면서도 "실제로는 감산 규모가 더 작을 수 있다"고 말했다.
캐피털 이코노믹스의 캐롤라인 베인 수석 원자재 경제학자는 "올해 원유 수요가 감소할 것으로 예상했지만 OPEC 공급도 감소하면서 2023년 원유 시장은 더욱 적자를 기록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유가가 배럴당 100달러를 넘을 것이라는 전망도 제기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와 함께 중앙은행의 금리 인상 경로에도 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했다.
CMC 마켓츠의 티나 텡 애널리스트는 "OPEC플러스의 추가 감산 계획에 중국의 경제 재개와 서방 국가들의 제재에 대한 보복 차원의 러시아 감산이 합쳐지면서 유가가 다시 100달러대로 갈 수 있다"며 "이는 인플레이션 하락세를 역전시켜, 중앙은행의 금리 결정을 복잡하게 만들 수 있다"고 말했다.
미국 텍사스 지역의 오일 펌프 잭 뒤로 해가 비추고 있다. 연합뉴스 자료 사진 |
syju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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