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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8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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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선 직전 터졌다면 난리가 났을 갑질·구설 [해장토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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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지난달 22일 오후 열린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장제원 위원장이 발언하고 있다. 2023.3.22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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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인은 두 가지로 평가 받는다. 하는 일과 보여주는 태도.

인지도가 지역구를 넘지 못하는 ‘보통‘ 정치인은 일에 대한 평가가 더 크다. 그래서 연말이나 새해가 되면 무슨 예산을 따왔다, 무슨 정책을 내가 추진하는데 앞장섰다는 식의 현수막을 내건다. ‘나 일 했음’을 내세운다. 인지도가 전국적이고 발언권이 막강해서 이름 석자를 웬만한 사람이면 아는 ‘특별‘ 정치인은 일보다는 태도로 평가 받는다. 게다가 그가 속한 조직의 태도와 등치되기도 한다. 인지도와 발언권을 가진 정치인이니 조직을 대표한다고 간주되는 거다.

정치인의 일이라는 건 대게 법안이나 정책으로 나타나는데, 평가는 양방향이다. 여야로 나뉘는 것도, 보수와 진보의 진영이 만들어지는 것도 따지고 보면 법안·정책의 내용을 갖고 생각이 다르기 때문이다. 주 최대 69시간근로제, 강제징용 해법 등 최근 큰 이슈가 된 정책도 옳고 그름의 문제가 아닌 생각이 다름의 문제라서 공방이 오간다. 그래서 비난하는 사람도 있지만 지지하는 사람도 생긴다.

반면 태도에 대한 평가는 일방향이다. 옳고 그름이 판가름난다. 한 정치인의 그릇된 태도에 대해선 아무리 지지하는 사람이라고 해도 ‘이건 아닌데’란 생각을 하게 만든다. 지지를 해왔으니 비판까진 차마 못하겠고 그냥 침묵하고 만다.

국민의힘 장제원 의원과 김재원 최고위원의 최근 태도는 ‘악성‘이다. 열흘 전쯤인 지난달 22일 국회 운영위에서 벌어진, ‘반말 고함’으로 표현된 장 의원의 태도는 상임위원장으로서 자신의 권위가 흔들렸다고 판단했기 때문일 수도 있지만 그걸 감안하더라도 지나쳐도 한참 지나쳤다. 국민의힘이 그토록 벗어나고 싶어하는 ‘꼰대‘ 이미지를 다시 불러온데다가 ‘윤심 핵심’ ‘실세‘ 소리른 듣는 그라는 점에서 윤 정부의 이미지마저 먹칠을 했다. 갑질이란 소리를 피할 수 없다.

3월 초와 말에 각각 불거진 김재원 최고위원의 설화도 마찬가지다. 뭔가 종교적 색채가 짙고 아부를 하는 것도 같은 말이었는데 많은 이들의 거부감을 샀다. 당과는 무관한 개인 차원의 자리(한 건은 예배이고 다른 한 건은 해외 강연이다)라고 할 수도 있지만 인지도 높은 여당 정치인이라는 점, 당의 수석 최고위원이라는 점에 단순히 개인 차원으로 넘어갈 구설이 아니었다. 신속한 사과를 해서 수습에 나선 건 잘한 일이지만 자신은 물론 당에 끼친 타격은 심대하다.

집권여당은 대선에서 승리한 정당이라는 점에서 겸손을 강하게 요구받는다. 작은 오만도 도드라지고 별거 아니라고 생각한 무례가 큰 후과를 남길 수 있다. 장 의원과 김 최고위원의 최근 태도를 놓고 정치권 사람들이 수근거렸다. 두 건 모두 총선 직전에 터졌다면 당이 감당하기 어려웠을 거라고. 국민의힘은 심각하게 받아들여야 한다.

이상훈 정치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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