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명 사망 "위험 알고도 안전조치 안 해"
2022년 1월 31일 3명의 근로자가 매몰된 경기 양주시 은현면 도하리 삼표산업 채석장 사고 현장에서 소방당국 등이 실종자를 수색하고 있다. 경기북부소방재난본부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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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원 3명이 매몰된 채 숨진 경기 양주시 채석장 붕괴 사고 책임을 물어 정도원 삼표그룹 회장과 이종신 삼표산업 대표 등이 재판에 넘겨졌다. 이 사건은 중대재해처벌법 시행 이후 이틀 만에 발생해 '중대재해법 1호 사건’으로 불렸다.
의정부지검 형사4부(부장 홍용화)는 31일 중대재해법 위반 혐의로 정 회장을 불구속기소하고, 산업안전보건법 위반 혐의로 이 대표를 기소하는 등 임직원 6명을 재판에 넘겼다. 현장 실무자 4명은 업무상과실치사죄로 약식 기소했다.
이들은 지난해 1월 29일 양주시 삼표산업 사업소에서 직원 3명이 작업 중 토사에 깔려 사망한 사고와 관련해 안전 의무를 준수하지 않은 혐의를 받는다.
검찰은 중대재해법에서 규정한 경영책임자를 정 회장으로 봤다. 검찰 관계자는 “정 회장의 경우 채석산업에 30년간 종사한 전문가이고, 사고현장의 위험성을 사전에 인식한 것으로 판단했다”며 “안전보건 업무에 대해서도 구체적으로 보고받고, 그룹 핵심사업인 골재채취 관련 주요사항을 결정해온 점을 고려했다”고 밝혔다. 중대재해법에 따르면, 처벌 대상인 경영책임자는 ‘사업주이자, 경영을 총괄하는 권한과 책임이 있는 사람’ 등으로 명시돼 있다.
검찰은 정 회장이 실질적인 경영책임자 지위에 있으면서도 관련 법이 정한 붕괴 관련 위험요인 제거 등 안전보건 확보 의무를 제대로 이행하지 않은 것으로 판단했다. 사고가 난 양주 채석장 작업현장에 대해서도 이 대표 등 임직원에게 지시를 내린 것으로 파악했다. 경찰 수사 초기 경영최고책임자로 지목된 이종신 대표는 정 회장 지시에 따라 경영권 행사를 보좌하는 역할만 해 경영책임자라고 보기 어려웠다는 게 검찰 설명이다.
정 회장이 기소됨에 따라 그룹 소유주가 중대재해법으로 유죄 선고를 받을지 관심이 쏠릴 전망이다. 2022년 1월 시행된 중처법상 산업재해란 근로자 50인 이상(건설업은 공사금액 50억 원 이상) 사업장에서 △사망자가 1명 이상 발생하거나 △동일 사고 6개월 이상 치료가 필요한 부상자가 2명 이상 발생한 경우 등이다. 재해 발생 시 사고예방 의무를 다하지 않은 사업주·경영책임자를 1년 이상의 징역 또는 10억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할 수 있도록 했다.
지난해 1월 29일 오전 10시 8분쯤 양주시 은현면 도하리 삼표산업 양주 석산에서 석재 채취를 위한 천공(구멍 뚫기) 작업을 하던 직원 3명이 갑작스럽게 무너진 토사에 깔려 그 자리에서 사망했다. 30만㎥의 토사에 매몰된 시신은 사고 이후 닷새 만에 발견됐다.
검찰에 따르면 중대재해법 시행 이후 현재까지 51건을 송치받아 14건을 기소했으며 1건은 불기소했다. 대검 관계자는 "산업재해를 줄이기 위해선 사전 예방 노력이 가장 중요하다"며 "검찰은 중대재해법의 입법 취지를 존중해 엄정히 수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종구 기자 minjun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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