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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6 (금)

‘550명의 아빠’ 정자 기증왕 피소…“근친상간 위험 높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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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자신의 정자를 기증해 550여명의 생물학적 아버지가 된 조나단 제이콥 메이어. [사진 출처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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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자기증을 통해 전 세계 550명의 아버지가 된 네덜란드 남성이 근친상간 위험을 높였다는 이유로 현지 시민단체에 피소됐다.

27일(현지시간) 영국 더타임스, 텔레그래프 등에 따르면 최근 정자기증으로 태어난 아이들의 형제·자매 접선을 돕는 도너카인드 재단은 조나단 제이콥 메이어(41)를 상대로 정자기증을 즉시 중단하고 저장된 정자는 폐기할 것을 청구하는 민사 소송을 제기했다.

네덜란드 헤이그 출신의 음악가 메이어는 불임클리닉과 인터넷 등을 통해 전 세계 수백 명의 여성에게 정자를 기증해 550명 이상의 아이를 태어나게 했다. 그는 최소 13곳의 불임 클리닉에 정자를 기증했고 그중 11곳이 네덜란드에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네덜란드 정부는 출생자의 심리적 충격을 줄이고 근친출산을 예방하기 위해 기증자 1명당 25명 이하로 출산하도록 했지만, 법적 구속력이 없는 권고에 불과하다.

앞서 메이어는 지난 2017년 불임클리닉 10여곳에 기증한 정자로 102명의 아이가 태어나 네덜란드 일부 병원의 블랙리스트에 오르기도 했다.

재단 측 변호인 마크 드헤크는 소송에 앞서 메이어에게 정자기증 중단을 거듭 요청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아 불가피하게 법적 조치를 취했다고 밝혔다.

메이어는 케냐로 거주지를 옮기고 여러 가명을 사용해 덴마크, 우크라이나 등의 클리닉과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홍보 등을 통해 계속 정자를 기증한 것으로 알려졌다. 호주의 한 부부는 덴마크 불임클리닉을 통해 6000유로(약 846만원) 이상을 내고 ‘루드’라는 이름의 남성 정자를 받아 아이를 낳았다.

전 세계 피해 여성들은 모임을 만들어 메이어를 생물학적 아버지로 둔 아이들이 장래에 연애나 결혼을 하지 못하도록 대책을 세우기로 했다.

이들은 메이어에게 “더 이상 정자를 기증하지 말아달라”고 부탁했다. 그러나 그는 “사람들이 아이를 갖는 꿈을 실현하도록 돕고, 전 세계에 내 아이들이 있는 것을 보고 싶다”며 거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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