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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8 (목)

이슈 총선 이모저모

'1,000원 아침밥 확대' 여야 한목소리... "내년 총선 '스윙보터' MZ 잡아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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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지원 대상 69만→150만 명 확대
野 "환영... 전체 대학으로 확대해야"
한국일보

29일 서울 성북구 고려대학교 문과대학 학생회관 식당에서 재학생들이 학교에서 제공하는 '1,000원의 아침밥' 조식을 이용하고 있다. 고려대학교는 고물가 시대에 학생 생활비 절감에 기여하기 위해 지난 20일부터 학생들을 대상으로 1,000원에 아침밥을 제공하고 있다. 왕태석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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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야와 정부가 모처럼 '1,000원의 아침밥' 지원 확대에 한목소리를 냈다. 양곡관리법, 노란봉투법(노조법 개정안) 등 주요 법안 및 정책을 두고 극한 대치를 이어오던 차에 간만에 의견 일치를 본 것이다. 1년여 앞으로 다가온 내년 총선에서 대표적인 '스윙보터'(부동층)인 청년층 표심을 잡기 위해 벌써부터 구애 경쟁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김기현, 정부 지원 약속 후 하루 만에 발표


정부는 29일 서울 마포 중소기업DMC타워에서 청년정책조정위원회를 열고 "1,000원의 아침밥 사업 예산을 기존 7억7,800만 원에서 8억1,000만 원 증액한 15억8,800만 원으로 확대하고, 지원 규모도 69만 명분에서 150만 명분으로 대폭 늘린다"고 밝혔다. 1,000원의 아침밥은 대학생들의 식비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정부와 대학이 함께 지원하는 사업으로, 현재 41개 대학에서 실시하고 있다. 정부는 예산을 확대한 만큼 추가 공모를 통해 신규 지원 대학을 선정하고 기존 대학에 대해서도 학교당 지원 인원수를 늘릴 계획이다.

정부의 조치는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가 전날 경희대를 방문해 정부 지원 확대를 약속한 지 하루 만에 나왔다. 김 대표는 페이스북에서 "아버지의 마음으로 다가가겠다"며 "자녀들이 밥을 망설이지 않고 먹을 수 있도록 더 잘 듣고 소통하겠다"고 강조했다.
한국일보

김민석 더불어민주당 정책위의장이 29일 국회 기자간담회에서 '1,000원의 아침밥' 지원과 관련한 입장을 밝히고 있다.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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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정부·여당 협조 요청에 응할 용의 있다"


야당도 적극 화답했다. 김민석 더불어민주당 정책위의장은 이날 국회 기자간담회에서 "이제 정상으로 돌아온 것, (정책을) 원상 복귀한 것을 환영한다"고 했다. 지난해 정부가 1,000원의 아침밥 사업 초기예산으로 5억 원을 편성했는데, 민주당이 국회 상임위원회 과정에서 15억 원으로 늘렸고, 이후 정부·여당의 비협조로 현재 예산(7억7,800만 원)으로 다소 삭감됐다는 게 민주당의 설명이다. 그러면서 "젊은이들의 먹는 문제와 관련해 정부·여당이 협조를 요청하면 얼마든지 그에 응할 용의가 있다"고 덧붙였다.

추가 제안도 내놨다. 김 의장은 "전문대를 포함해 대학이 350개 수준인데 현재는 (지원 대상이) 41개 수준"이라며 "전 대학을 포괄하는 방향이 옳다"고 했다. 또 각 대학의 재정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중앙정부뿐 아니라 지방자치단체의 참여를 강조하며 "부담 주체를 늘리면 재정난 겪는 대학들이 훨씬 용이하게 참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20대 무당층 45%... 대표적 스윙보터


정치권의 청년층 공략은 내년 총선을 염두에 둔 조치로 풀이된다. 지난해 대선을 전후로 '젊은층은 진보, 장년층은 보수'라는 공식이 깨졌고, 20대는 특정 정당을 지지하지 않아 대표적인 부동층으로 인식되고 있다. 지난 24일 발표된 한국갤럽 여론조사에서 20대(18~29세)의 무당층 비율은 45%로, 나머지 세대의 무당층 비율(11~32%)에 비해 압도적으로 높았다. 20대의 정당 지지율도 국민의힘 22%, 민주당 25%로 큰 차이가 없었다.

윤석열 대통령의 국정 지지율은 24%였다. 윤석열 정부 출범 직후인 지난해 5월 지지율(5월 2주) 45%에서 거의 반토막 수준으로 하락한 것이지만, 민주당이 반사이익을 누리지는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자세한 여론조사 내용은 한국갤럽, 중앙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고하면 된다.

손영하 기자 frozen@hankookilbo.com
우태경 기자 taek0n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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