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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13 (토)

[뒷북 글로벌]한 발 물러선 네타냐후···‘사법개혁’ 재추진 vs 완전포기 딜레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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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법개혁안 추진 한 달여 뒤로

“내전 막기 위해 대화 갖기로”

서울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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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사법부 장악’이라는 비판에 직면한 사법개혁안 추진을 한 달여 뒤로 미뤘다. 사법 개혁에 반기를 든 국방장관 경질로 반대 여론이 일파만파 확산하자 사태를 진정시키기 위해 한 발 물러선 모양새다.

27일(현지 시간) 블룸버그통신 등에 따르면 네타냐후 총리는 대국민 연설에서 “총리로서 대화를 통해 내전을 피할 기회가 있을 때 대화의 시간을 갖기로 했다”며 다음 달 말께 시작되는 크네세트(의회)의 다음 회기까지 입법 계획을 일시 중단하겠다고 발표했다. 그는 이번 결정에 대해 “나라를 분열시키는 극단주의자들이 있다”면서 “나라를 갈라놓을 수 없으며 내전은 피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하루 전까지만 해도 대법원 권한 축소와 여당의 법관선정위원회 통제를 골자로 한 사법 개혁 법안을 추진하겠다는 그의 의지는 흔들림이 없어 보였다. 사법 개혁을 공개 비판한 같은 리쿠르당 소속 의원인 요아브 갈란트 국방장관도 해임했다. 하지만 해임 결정은 반대 여론에 기름을 부었다. 예루살렘과 텔아비브 등 주요 도시에서 개혁안에 반대하는 시위대가 결집했고 최대 규모의 노동단체인 히스트라두트는 총파업에 돌입했다. 로이터통신은 “이란과의 긴장이 고조되는 가운데 나온 갈란트 장관 해임 결정은 이스라엘 정부가 (사법 개혁을 위해) 국익마저 내던졌다는 의미로 전달됐다”고 평했다. 이츠하크 헤르초그 대통령 역시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안보·사회·경제 모든 것이 위협받고 있다. 국민 통합을 위해 입법 절차를 즉각 중단하라”고 촉구하는 등 정부 내부에서도 반대 목소리가 나왔다.

궁지에 몰린 네타냐후 총리가 이날 입법 ‘일시 중단’을 선언하자 시위의 불길은 한 풀 꺾였다. 하지만 사법 개혁을 완전히 포기하겠다는 의미는 아닌 만큼 갈등의 불씨는 남아 있다. 헤르초그 대통령은 “이제는 솔직하고 책임감 있는 논의가 필요하다”며 대화를 통한 해결을 당부했다. 야권 지도자인 야이르 라피드 전 총리는 “입법이 실제로 완전 중단된다면 진짜 대화에 나설 준비가 돼 있다”며 “다만 이전에도 (네타냐후의 거짓말을) 경험한 적이 있는 만큼 속임수가 없는지 확인할 것”이라고 경계했다. 이스라엘의 내부 혼란을 우려하던 미국도 이번 결정을 환영하며 “민주주의 체제의 근본적 변화는 광범위한 대중적 지지를 발판으로 추진돼야 한다”고 밝혔다.

다만 한 달 뒤 사법개혁안을 재논의해야 하는 네타냐후 총리가 딜레마에 빠졌다는 분석도 나온다. ‘사법부 무력화’ 비판 속 무리하게 추진하다 전국적 혼란을 초래한 개혁안을 그대로 다시 추진하기에는 이미 정치적으로 큰 타격을 입은 상황이다. 그렇다고 입법 중단을 선언하면 그의 우파 연정이 무너질 우려도 있다. 연정의 핵심 인물이자 강력한 극우 인사로 꼽히는 이타마르 벤그비르 국가안보장관은 연정 탈퇴 가능성까지 거론하며 개혁안 강행을 압박하고 있다. 내부 갈등도 여전하다. 블룸버그통신은 “입법 일시 중단을 선언한 27일에는 주요 도시에서 강행을 촉구하는 친정부 집회가 열렸다”면서 “이스라엘의 4월은 휴일로 가득 차 휴지기를 가질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 타협이 쉽지 않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김지희 기자 ways@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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