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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05 (목)

이슈 양승태와 '사법농단'

김형두, 사법농단 때 법원행정처 방어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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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인권법연구회 와해 시도에 ‘반발 사표’ 낸 이탄희 만류

김 후보자 “법원 주인 계속 바뀐다”며 회유…사건 은폐 의혹

법원노조의 법인카드 사적 유용 의혹 제기엔 “그런 적 없다”

경향신문

김형두 헌법재판관 후보자(사진)가 2017년 ‘양승태 대법원’의 사법농단 사건이 촉발됐을 때 의혹의 진원지였던 법원행정처를 방어하려고 했다는 의혹이 다시 도마에 오르고 있다.

27일 경향신문 취재를 종합하면, 김 후보자는 2017년 2월 법원행정처의 국제인권법연구회 와해 시도에 반발해 사표를 낸 이탄희 당시 판사(현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에게 연락해 사표를 내지 말라고 설득하고 다른 자리로 가면 되지 않느냐고 권유했다.

이 의원은 법원행정처 심의관으로 발령 난 뒤 국제인권법연구회 학술대회 축소 방안을 마련하라는 지시를 받자 ‘위법한 지시에 응할 수 없다’며 사표를 냈다.

그런 이 의원에게 김 후보자가 “(법원의) 주인은 계속 바뀐다” “우리는 직업인이고 프로들이다” 등을 언급하며 사표를 만류했다는 것이다. 임종헌 당시 법원행정처 차장, 인사총괄심의관실 관계자들도 이 의원에게 연락해 사표를 만류하던 상황이었다.

이 일로 김 후보자는 대법원 진상조사위원회에서 서면·대면조사를 받았다.

진상조사위는 “우수한 동료 법관의 사직을 만류하려는 마음에서 비롯된 것”이라며 사건을 은폐할 의도는 없었다고 판단했다.

그러나 법원 내에선 “사표 낸 게 알려지면 파문이 커질까봐 회유를 한 것 아니냐”는 말이 나왔다.

검찰은 법원행정처의 국제인권법연구회 와해 시도가 법관 독립을 해쳤다고 보고 관련자들을 직권남용 혐의로 기소했다.

김 후보자는 “사법농단 수사와 관련해 수사기관으로부터 단 한번도 연락을 받거나 조사를 받은 적이 없다”고 경향신문에 밝혔다.

2017년 당시 이 판사와 나눈 대화를 법원행정처에 보고하려고 했다는 의혹에 대해서는 “일선 법원에서 근무하는 독립된 재판기관인 판사가 법원행정처에 보고를 하다니 그런 일은 있을 수가 없고 있어서도 안 된다”며 “(이 의원의) 전화를 받고 깜짝 놀라 ‘그럴 리가 없다. 그게 말이 되느냐’면서 만류하고, 법원행정처 기획조정실 관계자에게 전화해 항의를 했을 뿐”이라고 했다.

김명수 대법원장이 불과 지난달까지 법원행정처 차장이던 김 후보자를 헌법재판관 후보자로 지명한 것이 ‘관료화 타파’라는 사법개혁 취지에 역행한다는 비판도 제기된다. 법조계에서는 “그동안 대법원장이 말한 개혁 취지와 맞지 않는다. 왜 이런 인사를 한 것인지 이해하기 어렵다” “보은 인사 아니냐”는 말이 나온다.

법원노조는 이날 김 후보자의 법인카드 사적 유용 의혹을 제기했다. 법원노조는 김 후보자가 2015~2017년 사법정책연구원 수석연구위원으로 있을 때 일주일에 한두 차례씩 법인카드로 음식을 사서 집으로 가져갔다는 제보를 받았다고 밝혔다.

최강욱 민주당 의원실이 법원행정처에 법인카드 사용처 등 상세 내역을 요구했지만 법원행정처는 “보존기간 5년이 지나 폐기했다”며 상세 내역 관련 자료를 제출하지 않았다. 김 후보자는 법원노조의 의혹 제기에 대해 “그런 적이 없다”고 밝혔다.

김 후보자는 법원행정처 차장으로 있던 2021년 2월~2023년 2월 업무추진비·특정업무경비 카드로 총 8655만원을 사용했다.

상세 내역에 대해 법원행정처는 ‘사법부가 독립적으로 행하는 법 행정활동’이라는 이유로 자료 제출을 거부했다.

이혜리·김혜리 기자 lhr@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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